ADVERTISEMENT

생수 일반가정서도 식수로 인기|대도시 아파트단지등 2만여가구 마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생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직장이나 가정이 늘고있다.
생수란 공해에 오염되지 않은 지하천연수. 산소와 각종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을뿐 아니라 자연의 기가 살아있는 물이라고 해서 생수라 부른다.
고급호텔과 주한외국기관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생수를 식수로 사용해 왔지만 이제는 일반가정에까지 생수가 식수용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생수공급업체로 구성된 한국보존음료협회 (대표 정진화)에 따르면 현재 국내의 생수 수요자는 주한외국인 2만8천여명과 주한미군, 10여개의 특급호텔외에 일반가정 2만여가구 10여만명에 달하며 시장규모도 연간 1백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생수가 식수로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배경에는 건강을 가치의 으뜸으로치는 시류와 소득수준의 향상, 수도물에 대한 불신감등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생수의 효능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않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위해 생수를 사마신다는 소비자 한모씨(52·개포동 W아파트) 는 『수도물을 끓이지 않고 마시기는 마음에 걸리고 주변 약수터의 약수에도 대장균이 많다는 얘기가 있어 보약먹는 셈치고 생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동기를 실명했다.
방배동 S아파트의 박모씨(48) 도 『위장병 때문에 단식을 할때 생수를 마셨는데 효능이 좋아 지금도 계속 배달받아 마시고있다』고 밝혔다.
생수를 식수로 사용하는데 대해서는 「물까지 가윗돈을 들여 사마셔야 하는가」 「계층간의 위화감을 부채질하는 행위」등의 비판적인 시각이 없지 않지만 반면 「혼탁한 환경속의 도시인들도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물을 마실 권리가 있다」는 옹호론도 만만치않다.
이같은 시비는 일단 덮어두고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생수의 유통현황·가격·문제점등을 알아본다.

<생산 및 유통>
현재 국내에는 모두 14개사의 생수 메이커가 있다. 이 회사들은 충북 초정, 경기 일영·포천, 강원의 내설악등 물좋은 시골에 양수시설을 갖추고 생수를 뽑아내 도시수요자들에게 공급한다.
생수는 대개 2백까지하에서 뽑아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양수된 생수는 여과과정과 정수과정을 거쳐 유리병 혹은 PC, PET등으로 만들어진 위생용기에 담겨 밀봉된 다음 직접 소비자에게 배달되는데 일반가정용 수요자는 대략 2만가구 정도로 90%가 서울의 아파트단지·고급주택가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 10%정도는 부산등 지방도시에 공급된다. 각 가정에는 1주일에 한번씩 배달된다.

<종류와 가격>
생수에도 무색 무취 무미의 천연수와 탄산가스가 함유된 탄산수의 두가지가 있다.
그러나 탄산수는 일반 식수용으로는 적합치 않고 주로 유흥업소의 칵테일용으로 쓰인다. 따라서 식수용으로 공급되는것은 탄산수가 아닌 생수다. 가정에 배달되는 생수는 용기의 크기에 따라 18·9ℓ짜리 (대두한말)로부터 1천8백㎖, 9백㎖, 5백㎖, 3백50㎖짜리까지 5종류가 있다. 이중 가장 보편적인것이 18·9ℓ짜리 대형이다.
공급가격은 가정 배달가격기준으로 18·9ℓ짜리가 1병에 2천8백∼3천5백원, 1천8백㎖짜리는 4백∼5백원, 5백㎖짜리는 3백∼4백원 수준이다. 따라서 18·9ℓ짜리를 월 4회정도 배달받는 가정의 경우 한달에 1만1천2백∼1만4천원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용기사용료는 물값에 포함돼있다.
그러나 생수를 처음 구입하는 경우에는 용기를 놓아두는 「용기대」값 8천원과 용기에 대한 보증금조로 유리병은 8천원, PC병은 1만4천원을 내야한다.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 있음)

<문제점>
탄산수를 제외한 생수는 원래 외국인에게만 판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내주고있다. 따라서 일반가정이나 직장에 배달되는 생수는 일단 허가조건을 어긴 불법판매가 되는 셈이다.
뿐만아니라 보사부당국의 허가기준에는 생수에 관한 별도의 수질기준이 명시돼 있지않고(보사부관계자의 말) 평상시의 검사도 1년에 한번정도 시·도 보건연구원이 수질검사를 하는데 그치고 그밖에는 업자의 자체검사에 맡겨져있다. 행정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에비해 당국의 허가를 얻어 공급되는 주한외국인기관등은 철저한 자체검사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기문제만 해도 유리병은 소독을 해서 재사용하고 PC용기등은 1회 사용하면 폐기한다는 업자들의 주장이지만 이에대한 규제나 감시기구가 없어 얼마나 깨끗한 용기가 사용되고 있는지 알길이 없다.
얼마전 가짜생수업자가 버젓이 영업을 하다 적발된것은 생수공급이 안고있는 문제를 집약한것이라 할수있다.
당국은 생수가 외국인에게만 공급돼야 할것이라면 내국인에 대한 판매를 철저히 막든지 그렇지않고 내국인에도 공급을 허용할 요량이면 정식으로 영업을 허가하고 정부의 관리아래 두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든지 확고한 태도를 보여야할것 같다. <정보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