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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룡호 선원 실종 7명 중 2명 시신 발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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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사고가 난 근룡호의 사고 이전 모습. [사진 완도해양경찰서]

전복 사고가 난 근룡호의 사고 이전 모습. [사진 완도해양경찰서]

전남 완도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어선의 탑승자 7명 가운데 2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기상 악화로 피항" 후 완도 해상서 전복 사고 #관제대상 아닌 소형 어선…안전사각 논란

1일 완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완도군 청산도 남쪽 사고 해역에 전복된 상태의 7.93t급 연안통발 어선 근룡호에서 선원 2명이 숨진 채 발견돼 인양했다.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잠수사들은 이날 오전 7시32분쯤 선체 수색 중 조타실에서 선원 박모(35ㆍ경남 거제)씨의 시신을 찾았다. 이어 오전 7시49분쯤 선실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선원 D씨(26)를 발견했다.

해경은 선장 진모(56ㆍ경남 창원)씨와 다른 선원 4명 등 남은 5명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지만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사고 해역에 일고 있는 3m 이상의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 선체 내 소용돌이와 그물로 인해 선내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룡호 사고 위치. [사진 완도해양경찰서]

근룡호 사고 위치. [사진 완도해양경찰서]

근룡호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28분쯤 청산도 남동쪽 해상을 지나던 유조선에 의해 전복된 채 발견됐다. 하루 전인 27일 오전 9시5분쯤 7명이 탄 채 완도항에서 조업에 나선 근룡호는 3월 10일 돌아올 예정이었다.

근룡호 선장 진씨는 지난달 28일 낮 12시56분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상 악화로 청산도로 피항한다”고 알린 사실이 확인됐다. 근룡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는 약 20분 뒤인 오후 1시16분쯤 끊겼다. 사고 해역은 기상 악화로 28일 낮 12시쯤 풍랑주의보가 발효됐으며 오후 10시에는 더욱 심해져 풍랑경보가 내려졌다.

사고 전 근룡호에서 조난 신고는 없었다. 선체 길이 14.5m의 소형 어선인 근룡호는 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 대상 선박은 아니었다. 해경에 따르면 '선박교통관제의 시행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완도VTS의 경우 어선은 선체 길이가 45m 이상인 경우 현재 위치 등을 관제한다.

이로 인해 해경은 근룡호의 AIS 신호가 끊긴 사실을 약 3시간 뒤인 근룡호 발견 이후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관제 대상 어선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제한된 인력과 장비 문제로 소형 어선을 포함해 모든 선박의 AIS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하지만 어선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AIS 등 선박 안전 장치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제한된 관제 인력 등을 고려해 소형 어선의 AIS가 일정 시간 이상 신호를 보내지 않거나 꺼져 있는 경우 자동으로 이를 알리는 시스템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경 관계자는 "해상 위의 모든 선박을 관제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질적으로 대형 여객선이나 위험 선박 등에 한해 관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 해경 함정 19척과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 2척, 민간 어선 1척 등 선박 22척을 투입해 수색 중이다. 기상 여건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사고 이후 남동쪽으로 표류 중인 근룡호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 조치한 뒤 선내를 수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완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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