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파 이론 안 가리고 써먹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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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 대통령은 이날 기존 지지층에 대한 고려와 각종 개혁정책에 대한 기존의 원칙이 변함없음을 군데군데서 드러냈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그는 "정규직과의 차별을 최대한 줄이도록 기업이 견딜 수 있을 만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스크린 쿼터 축소가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그는 "그 문제 말고도 우리가 앞으로 미국에 꿀리지 않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며 "안보나 외교 분야에서 자주국가로 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권 3년을 지난 시점에서 그는 권력기관의 탈 권위, 독립의 성과엔 스스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국정원에 대해 이제 겁이 안 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지금 국정원은 산업스파이도 열심히 잡고 있고, 대통령이 나쁜 일을 시키지 않으면 혼자서 나쁜 일 하지 않는 수준까지 왔다"고 평가했다. 또 "참여정부의 국세청은 이전과 좀 다른 것 같지 않으냐"며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요즘 세무조사를 받는 사람들은 사회 여론에 굉장히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으로 입심과 말발이 센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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