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라이벌 학교에 "이성태 알고 있나" 약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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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은 총재 내정자는 막판까지 입행 동기였던 박철 전 부총재와 경합을 벌였으나 전문성과 능력,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내부 승진으로 총재가 된 것은 1993년 김명호 총재 이후 13년 만이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서울대 상대를 수석 입학해 수석 졸업한 그는 꼼꼼하고 명석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기획부장.조사부장 등을 역임하고 2000년 부총재보, 2003년 부총재에 임명됐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90년대 초 자금부 부부장으로 재직 중 투신사에 대한 한은 특융에 끝까지 반대하다 한직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로 사실상 오래전부터 총재 후보로 낙점돼 있었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노 대통령이 이 내정자에 대해 언급한 일화는 적지 않다. 부산상고 출신인 한 금융계 인사는 "부산상고와 경남상고가 야구시합을 할 때 노 대통령이 경남상고 쪽으로 '서울상대 수석 합격한 이성태 알고 있나'라고 외치며 상대팀에 대해 약을 올렸다는 일화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이 내정자의 수석 합격 사실은 부산상고 정문에 1년가량 걸려 있었다고 한다.

이 내정자는 올해 만 60세로, 부인 박경원(60)씨와 1남1녀가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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