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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후 진짜 인생을 시작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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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10올댓스케이트섬머’의 샤샤 코헨. [중앙포토]

‘2010올댓스케이트섬머’의 샤샤 코헨. [중앙포토]

“2006년 2월 23일 토리노 겨울올림픽 피겨 프리스케이팅의 첫 30초 간 나는 두 번 넘어졌다. 일순간 관중의 탄식이 음악을 삼켰고, 내 두 번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향한 희망이 날아가버린 것을 알았다.”

토리노 피겨 은 샤샤 코헨 NYT 기고

토리노 여자 피겨 싱글 은메달리스트 샤샤 코헨(33)이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25살 은퇴에 대한 올림픽 경험자의 안내’라는 글의 서두다. 당시 만 21세 4개월에 불과했던 코헨은 이 실수를 극복하고 시상대 두 번째 위치에 오르긴 했지만 좌절감은 컸다. 돌아보면 그때 이미 “이것으로 스케이팅 이력이 끝나가고 있음을, 은퇴를 앞둔 슬픔과 혼란을 얼핏 느꼈던 것”이다. 코헨은 4년 뒤 밴쿠버 올림픽엔 미국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했고 25살에 피겨 프로 무대에서 퇴장해야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끝내고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후배들을 위한 이 글에서 코헨은 스포츠 선수에게 은퇴란 마치 “죽음”과 비슷한 것으로 “금메달조차 당신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처음엔 은퇴가 방학처럼 느껴졌지만 몇 달 안에 목표 없이 길을 잃은 기분이 됐다”고 말하는 그는 26세에야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나는 쓰기조차 제대로 안됐고 수학 공식은 상형 문자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스케이팅에 쏟았던 집중력을 학업에 발휘했고 2016년의 졸업식은 내 일생의 가장 멋진 순간들 중 하나였다.”

현재 세계적 투자금융회사 모건스탠리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코헨은 후배들에게 “확실한 것은 새로운 목표를 찾는 것, 새로운 목적 의식의 중요성”이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글을 마무리했다. “그러니 은퇴 후엔, 여행하라. 시를 쓰라. 당신만의 일을 시작하라. (중략)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과정을 위해 사는 법을 다시 배워라. 마치 당신이 맨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처럼 말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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