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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무대 위에서 퇴출하라" 미투 운동 지지 나선 관객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극·뮤지컬 등 문화예술계의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 관객들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공연계 '미투'에 관객들 '위드유' 집회 #가해자 처벌·재발방지 대책 수립 요구

연극과 뮤지컬 관객 등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연극·뮤지컬관객 #WithYou 집회’ 측은 25일 오후 3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미투 응원 집회를 열었다. 이날 공원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경찰 추산 300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연극ㆍ뮤지컬 관객들이 25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Withyou' 집회를 열고 있다 최규진 기자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연극ㆍ뮤지컬 관객들이 25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Withyou' 집회를 열고 있다 최규진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성범죄자는 관객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성범죄자 무대 위에서 퇴출하라’‘성범죄자 무대 위 재활용은 관객이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또 가해자 비판·처벌과 함께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공연계에 촉구했다.

 이날 공원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경찰 추산 300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최규진 기자

이날 공원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경찰 추산 300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최규진 기자

이번 집회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연 집회다. 주최 측은 지난 19일부터 트위터 계정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해 왔다. 주최 측은 집회를 연 취지에 대해 "지난 19일 최근 불거진 공연계 성폭력 폭로 사태를 보며 평소 공연 관람을 즐기던 관객들끼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티켓 취소,  불매, 기획사 보이콧보다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도 일반 관객들과 연극계 종사자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양했다. 참가자들은  ‘공연계 성폭력 OUT’‘관객은 성범죄자의 공연을 원치 않는다’‘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를 지지합니다’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과 핀 버튼, 스티커 등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미투 운동에 나선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응원뿐 아니라 가해자와 공연계에 대한 각성을 촉구했다. 경기도 김포시에서 온 임모(32·여)씨는 “원래 공연을 많이 봤는데 성폭력 범죄자의 공연을 거르다 보니 정말 볼 게 없어졌다. 오늘 밤 공연 예매한 것 마지막으로 이제 공연 관람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패널과 현수막. 최규진 기자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패널과 현수막. 최규진 기자

또 자유 발언대에 올라선 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은 "관객인 우리도 충격받고 울었는데 연극과 뮤지컬을 전공하고자 노력할 청소년들의 충격은 상상 불가능할 정도다. 한명의 관객으로서 성범죄자가 제작하거나 출연한 공연을 보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 공연계 성범죄자들 조사와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피켓시위와 구호제창, 참가자 자유발언 등으로 이뤄져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기조 발언에 나선 주최 측 이모(22)씨는 “앞으로 많은 대중이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를 지지하고, 공연계의 올바른 변화가 이루어지도록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최규진·정진호·권유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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