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길라잡이] 실직·전직은 나를 돌아볼 기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C씨는 지점장을 마지막으로 금융회사를 퇴직한 후 지인의 소개로 모 회사에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성실하고 예의바른 C씨를 눈여겨보았던 그 회사의 대표는 최근 그를 중용했다. 새로 인수한 회사의 경영을 맡기기로 했다. 이전의 직책에 비해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을 맡겼는데도 열의를 갖고 근무하고 주변의 동료와 잘 어울리는 C씨의 인간 됨됨이와 금융 업무 경험을 높이 샀다. 50대 중반 들어 C씨는 경영자로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그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새로 인수할 회사의 경영 내용을 살피고 있어요. 회사의 경영자로 일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며 힘있게 말했다. 실직이나 전직은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좌절이나 위기에 처했을 때 새롭게 자신을 돌아보기 때문이다. 과거 경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신세 타령만 하고 지금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것밖에 안 돼'하고 자신을 폄하하지 말고 긍정적 사고를 가지면 얼마든지 새 길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도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C씨의 경우처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경력을 제대로 활용하고 주어진 기회를 십분 활용하면 제2의 인생 문이 열릴 것이다.

오영훈 조인스HR㈜ 라이프 커리어 전략연구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