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으로 본 아시아의 가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서양에선 아시아 문화를 신비롭게 보는 경향이 있다. 물론 긍정과 부정의 의미가 동시에 담겨 있다. 동양 문화에 경외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해 부족으로 편견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영어 전문 아리랑 TV가 '미스터리 아시아'(Mystery of Asia) 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27일부터 방송한다. 아시아 문화의 실체와 수수께끼를 아시아인의 눈으로 그린 프로그램이다. 모두 10부작으로, 방송은 매주 월.화요일 밤 11시.

1975년 만들어져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쇼킹 아시아'란 작품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엽기적이고 야만적인 아시아의 모습이 부각됐다. '미스터리 아시아'는 그 반대에 서 있다. 의식주.무술.의학.예술 등 다방면에 걸친 아시아 문화의 코드를 격조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서양인은 새를 보고 비행기를 만드는데, 왜 동양인은 공중부양으로 스스로 날고자 했을까"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1부 '무엇으로 죽는가'에선 어둠의 존재로 불리는 닌자의 자취를 좇는다. 닌자의 명맥은 오늘날 어떻게 이어지고 있을까. 2부 '여자와 남자-카마수트라'에서는 세계 최대의 성애 교본을 남긴 인도를 찾아 욕망 속에서 해탈을 추구한 전통을 들여다 본다. 사람의 인상을 통계적으로 체계화한 '관상', 현대 과학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기', 인간과 신의 중간계 역할을 하는 '무당', 수행을 통해 얻은 경공술로 중력을 초월하려는 경공(사진)편 등도 준비돼 있다. 서양의 '합리적 사고'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아시아의 고유 가치들이다.

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