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에 지뢰매설작업을 하던 육군지휘관 2명이 폭발하는 지레를 자신의 몸으로 막아 부하장병 14명의 생명을 구하고 산화했다. 「제2의 강재구 소령」으로 군인정신의 귀감을 보인 주인공은 고 강병식 대령(35·중령서 추서)과 이동진 대위(22·중위서 추서).
정부는 12일 이들에게 보국훈장 삼일장과 광복장을 각각 추서했다.
또 이들이 속해 있던 중부전선 승리부대는 추모비를 건립키로 했다.
고 강대령은 지난 4일 고 이대위 등 부하 14명을 인솔,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에서 지뢰 매설작업에 나섰다.
이 지역은 적 초소로부터 불과 1.2㎞ 밖에 안돼 적의 직접사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적이 지뢰 및 부비트랩을 매설해 놓을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지역이기 때문에 대대장인 고 강대령이 직접 지휘에 나섰던 것.
장애물 보강작업을 해나가던 우리측 장병들은 40도가 넘는 급경사지역에 이르렀고 강대령은 이런 위험한 지역에서는 병사들에게 작업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 자신이 직접 장애물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 때 갑자기 초속 4m의 강풍이 불어닥쳐 철책선 상단 2m 높이에 조기경보 보조물로 설치했던 빈 병이 지뢰위로 떨어졌다.
그 순간 강대령은 「엎드려」라고 외쳤고 동시에 병사들은 무사히 피했으나 고 강대령과 바로 뒤따르던 소대장 고 이대위는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산화했다
고 강대령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75년 임관(육사31기)한 이래 소·중대장 등을 지낼 때부터 항상 솔선수범하는 지휘관으로 부하들을 통솔해왔다. 고 이대위는 경남 의창 출신으로 지난 86년 부산 수산대를 졸업한 ROTC 24기. <김현일기자>김현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