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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합동 영결식 뒤 세월호 합동분향소 철거…안산시의 결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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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가 위치한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2022년까지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공원이 들어선다.
정부 합동분향소도 오는 4월 16일로 예정된 합동 영결식 이후 철거될 전망이다.
경기 안산시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 안산 추모공원 조성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 [중앙포토]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 [중앙포토]

주민 갈등까지 일으켰던 추모공원 부지는 화랑유원지로 최종 결정됐다. 이곳에는 2022년까지 희생자들을 기리는 봉안·추모시설 등이 들어선다.
화랑유원지는 그동안 세월호 유가족과 4·16 안산시민연대 측이 "단원고와 인접해 있고 학생들의 추억이 깃든 공간"이라며 추모공원 부지로 요구해 왔던 곳이다. 그러나 공원 주변에 사는 시민들이 "도시 한복판에 있는 유원지에 추모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해 왔다.

경기 안산시 20일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기자회견 #정부합동분향소 있는 화랑유원지에 추모공원 건설 #20일 이후 분향소 제외한 세월호 시설물 정비 #4월 16일 합동영결식 뒤 분향소 철거도 정부에 요청 #"아픔의 도시에서 회복력 강한 미래의 도시 되겠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추모공원 조성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 의견이 나뉘었고 이로 인해 시민과 유가족 모두가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빠진 것이 사실"이라며 "추모공원 조성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고심 끝에 화랑유원지를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산시는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50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 건립 계획과 관련 로드맵도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조문하고 있는 정치인들. [중앙포토]

지난해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조문하고 있는 정치인들. [중앙포토]

추모공원은 국제공모를 통해 친환경디자인으로 설계하고 화랑유원지를 전반적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거리 곳곳에 들어선 추모 현수막 등 세월호 관련 시설물도 철거한다. 현재 안산시에는 거리 등에 걸린 세월호 추모 관련 현수막만 100여 개가 넘는다.
안산시는 이날부터 정부 합동분향소를 제외한 세월호 관련 설치물 등을 모두 정비하기로 했다. 안산시청에 걸린 세월호 추모 현판도 조만간 내릴 예정이다.
또 정부에도 오는 4월 16일로 예정된 희생자들의 합동 영결식 이후 합동분향소 등을 철거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경기도 안산시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추모공원 부지로 '화랑유원지'를 낙점했다고 밝혔다. 정부합동분향소를 제외한 관련 시설물도 이날부터 철거할 예정이다. [사진 안산시]

경기도 안산시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추모공원 부지로 '화랑유원지'를 낙점했다고 밝혔다. 정부합동분향소를 제외한 관련 시설물도 이날부터 철거할 예정이다. [사진 안산시]

안산시의 이번 결정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치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업 도시였던 안산시는 '추모'의 도시가 되면서 경제도 침체했다.
제 시장은 "시민들의 갈등이 지속할수록 안산시의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다.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역 내 갈등 해소와 지역 발전을 위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며 "이번 추모사업을 계기로 안산을 '아픔의 도시'에서 '회복력 강한 미래의 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도 추모공원 건립을 요구해 왔던 만큼 관련 시설물 철거를 양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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