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 확보' 아이디어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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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남극지방의 담수 빙하 끌어오기, 사막에서 안개 끌어 모으기, 인공 산맥 만들어 강수 유도하기, 오.폐수를 정화해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올해로 열네 번째인 세계 물의 날(22일)을 맞아 인류를 물 부족에서 구하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빙하 끌어 오기뿐만 아니라 비를 만들기 위해 인공 산맥을 만들거나 열대지방의 습지에서 건조 지역으로 파이프를 통해 물길을 끌어가겠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프로젝트에서부터 막대한 물 소비량을 줄여보자는 현실적인 방안까지 다양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대륙에서 살고 있는 호주 국민은 가정에서부터 사무실.숙박업소에 이르기까지 가는 곳마다 물 절약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주 대대적인 물 절약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1750개 지역 단체들이 6100만 호주달러(약 420억원)를 분담하는 자금조달 방안을 발표했다.

이언 캠벨 호주 환경부 장관은 "물 절약 프로젝트로 1만8000개 수영 경기장에 가득 채워진 규모와 맞먹는 180억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호주의 최대 도시인 시드니와 서부 퍼스는 바닷물을 식수로 전환하기 위한 염분제거시설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하수를 재활용해 마실 물을 조달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하라 남쪽의 아프리카 국가들 중 가장 건조한 나미비아의 수도 빈트후크시 당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오.폐수를 정화해 생활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이 시설은 빈트후크시 전역의 하루 물 소비량의 35% 정도인 2100만ℓ를 매일 오.폐수에서 정화해 공급하고 있다. 이 중 덜 정수된 물은 시내 공원이나 야외경기장에서 쓰고 있다.

사막에 위치한 인구 300만 명의 쿠웨이트에서는 필요한 물 16억ℓ의 90%가량을 매일 다섯 개의 거대한 담수화 시설을 통해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한 뒤 조달한다. 이들 시설에는 역삼투압 방식의 기술이 적용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스턴케이프주는 거대한 망을 통해 안개를 끌어 모은 뒤 모래 필터로 정수, 식수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물 조달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조달된 물은 식수로 공급되거나 채소밭을 일구는 데 쓰이고 있다.

세계 10대 물부족 국가에 포함된 요르단은 홍해와 사해를 잇는 운하를 건설하는 것이 가능한지 1500만 달러(약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구하기로 했다.

향후 50년간 요르단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 프로젝트에는 바닷물의 담수화와 발전시설 건설이 포함됐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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