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영남은 세 차례 눈물, 조명균 장관은 '앙코르' 세 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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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민 기자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문 대통령. [연합뉴스]

11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만찬에서 "어제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우리는 하나다'는 구호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밝힌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 예술단 공연에서도 눈물을 흘렸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함께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 참석했다.
오후 7시에 시작되는 공연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객석 뒤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북측 대표단과 환담했다.

오후 6시 45분께 조명균 통일부 장관 안내로 김영남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이 먼저 도착했다. 10분쯤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도착해 북측 대표단과 만났다.

김 위원장은 먼저 "대통령이 바쁘고 전반적인 대사를 보살펴야 하는데도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기쁘고 인상적이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삼지연관현악단의 지난 8일) 강릉 공연도 감동적이었지만 서울 공연은 관객도 많고 시설도 더 좋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우리가 만난 것이 소중하다"면서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게 남북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이들은 2층으로 이동해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 오른쪽엔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위원장이 앉았고, 문 대통령 왼쪽으로는 김정숙 여사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명균 장관 등이 자리했다. 뒷줄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이 앉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공연 첫 곡은 '반갑습니다'였다. 이후 관현악 메들리 연주가 이어지면서 김 위원장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세차례 정도 울었으며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았다.

마지막 무대는 현송월 단장이 장식했다. 현 단장은 "평양에서도 다 들리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면서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이란 곡을 독창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크게 박수를 쳤고, 김여정 부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냈다. 조명균 장관은 '앙코르'를 세 번 외치자 김 부부장은 신기한 듯 조 장관 쪽을 바라보며 웃었다.

한 시간 반가량의 공연 관람을 마치고 공연장을 나온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마음과 마음을 모아서 난관을 이겨나가자"는 말과 함께 작별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