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담배 한 대 피울까"…통일부 장·차관 총출동한 김여정 영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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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전용기를 이용해 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뉴스1]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전용기를 이용해 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평창 겨울올림픽 대표단 22명과 함께 9일 오후 방남했다. 6·25전쟁 이후 김일성 직계 일가가 한국에 온 건 처음이다.

통일부 장·차관 총출동한 김여정 영접 

접견실에 도착해 착석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부터). [연합뉴스]

접견실에 도착해 착석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부터). [연합뉴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천해성 차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차관급) 등 3명이 영접자로 나갔다. 국가 의전 규범에서는 국가원수 또는 행정 수반의 국빈 방문 때는 장관 또는 차관급 인사가 공항에 가서 영접하도록 하고 있다. 국빈도 아닌 외빈 공항 영접에 장관 1명과 차관급 2명이 동시에 나선 건 의전 관례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의전을 두고 "김여정은 당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만큼 업무의 연관성 등이 고려됐고 보고 이번 평창에 파견되는 대표단에 고위급 인사의 가족이 포함된 경우가 있는 만큼 그러한 부분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영남 의전받는 김여정?

인천공항 귀빈실에 들어온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오른쪽)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JTBC]

인천공항 귀빈실에 들어온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오른쪽)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JTBC]

김영남과 김여정이 서로 먼저 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사진 JTBC]

김영남과 김여정이 서로 먼저 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사진 JTBC]

김여정의 권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환담을 위해 공항 귀빈실에 먼저 들어선 구순의 김영남은 김여정이 올 때까지 문 앞에 서서 기다렸다. 소파에 앉을 때도 김여정에게 자리를 먼저 앉을 것을 권했다. 김여정이 두 번이나 양보한 다음에야 김영남이 먼저 자리에 앉았다.

김영남 "담배 한 대 피울까?" 

[사진 TV조선 방송 캡처]

[사진 TV조선 방송 캡처]

[사진 TV조선 방송 캡처]

[사진 TV조선 방송 캡처]

김영남은 첫 대면인 조 장관에게 "담배 한 대 피울까"라고 말했다. "지금 대기 온도가 몇 도가 되나"라고도 했다. 조 장관은 "많이 풀렸습니다"라며 깍듯하게 예우했다.

앞서 북측 대표단 23명은 9일 오후 1시47분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2호(PRK-615편)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도착 직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환담한 뒤 KTX를 타고 이동해 평창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김여정·김영남 등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면담하고 오찬을 함께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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