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의 투매에 ‘패닉’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8일(현지시간) 또다시 1000포인트 이상 급락했지만, 지난 5일의 급락장에서 보인 패닉은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켓워치, 5일과 8일 급락장에 차이 분석 #8일장은 매도액이 많았지만 비교적 차분 #당분간 이같은 조정장세는 지속될 전망

마켓워치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암스 인덱스(Arms Index)'를 조사한 결과 지난 5일의 급락장에서는 3.59까지 치솟았는데, 8일 증시에서는 1.13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클로징벨이 울린 뒤 뉴욕증권거래소내 전광판이 벌겋게 물들었다. [로이터통신]

8일(현지시간) 클로징벨이 울린 뒤 뉴욕증권거래소내 전광판이 벌겋게 물들었다. [로이터통신]

암스 인덱스가 1을 넘어서면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시장을 지배해 하락하는 기조를 나타내고, 하락하려는 동력이 강할수록 숫자가 커진다. 매수세가 시장을 지배할 경우 암스 인덱스는 1을 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암스 인덱스가 2.0을 넘어서면 투자자들이 패닉을 느낀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실제 이날 주요 주가지수의 급락에도 개별 종목별로는 상승한 종목이 더 많았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상승 종목이 2579개로, 하락 종목(370개)보다 7배 많았다.

다만 하락 종목의 거래량이 7억6780만 달러로, 상승 종목의 9640만 달러보다 8배가량 많아지면서 다우 지수 자체가 100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마켓워치는 “다우지수 포인트를 보면 사상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지만, 시장 내부 지표는 매도세가 상대적으로 차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워낙 좋은 상태이다 보니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하락장과는 분명하게 구분된다는 것이다.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런 조정 장세에서 “일단 보유하면서 지켜봐라”라고 한 조언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금리 인상과 맞물려 조정 장세를 보이지만 강력한 펀더멘털 때문에 뉴욕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월가 전문가들이 상당하다. 이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88%까지 올랐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지금 높은 금리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주요 펀더멘털은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겠지만, 지수는 지난 몇 년 동안 봐왔던 것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프 지퍼 투자 매니징 디렉터 또한 “기업들의 실적이 올해 남은 기간에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기업들이 세제개편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사흘만에 1000포인트 이상 하락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AF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사흘만에 1000포인트 이상 하락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여전히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뉴톤 어드바이저스의 마크 뉴톤 매니징 멤버는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5%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로버트 W. 베어드앤코의 윌리엄 델위체 투자 전략가는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변동성은 앞으로 계속해서 시장을 괴롭힐 것”으로 전망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늘 시장에 나타난 현상은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우려가 지속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디안 에쿼티 파트너스의 조나단 코피아 매니징 파트너는 “시장의 이러한 모습은 앞으로 며칠 동안 지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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