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국 모두 빨라졌어요. 특히 출국할 때는 수속에 걸린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짧아 탑승구 앞에서 한참 기다리다 비행기를 탔을 정도였습니다.” 지난 4~7일 싱가포르 항공을 타고 싱가포르에 출장 갔다 온 박병건(50)씨는 인천공항 1터미널의 입출국 수속 시간이 지난번 출국했던 1월 중순보다 짧아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개장 이후 1터미널 여객 28% 분산 #입국에 걸리는 시간도 5분쯤 줄어 #셀프체크인 기기 늘리면 더 단축
지난 1월 18일 2터미널이 개장하면서 ‘분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8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1터미널 출국에 소요되는 시간이 2터미널개장 전 평균 42분에서 개장 후 평균 33분으로 줄었다. 출국 소요시간은 공사 측에서 탑승 예정객들과 동행해 측정한 것으로, 예정객이 발권 데스크에 도착한 후부터 면세점 구역 안에 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시간이 빨라진 가장 큰 요인은 승객들이 두 터미널을 나눠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임남수 여객서비스본부장은 “요즘 하루에 1터미널을 통해 입·출국하는 사람이 14만5000명, 2터미널은 5만5000명 수준으로 2터미널이 전체 여객의 28%가량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델타항공·에어프랑스·KLM 등 4개 항공사 여객이 이용하는 2터미널은 1터미널보다 출국에 소요되는 시간이 10분가량 짧다. 우선 2터미널은 여객이 짐을 부친 후 비행기에 실을 수 없는 물건이 실렸는지를 확인할 때까지 기다리는 절차(3~5분 소요)가 없다.
또한 셀프체크인(여객 스스로 발권하는 기기) 및 자동출국심사대 등의 자동화 기기가 1터미널보다 여객 1인당으로 따지면 50%가량 더 많이 갖춰져 있다. 원형 검색기가 도입돼 보안검색요원이 금속 탐지기로 여객의 몸을 검색하지 않아도 돼 보안검색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졌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7일 오전부터 보안검색이 더욱 강화됐지만, 보안검색 소요시간이 이전보다 크게 늘지는 않았다.
입국 소요시간의 경우 지난해 1터미널 기준 평균 27분인데, 2터미널 개장 이후 1~2터미널 모두 20분대 초반으로 줄었다.
앞으로 인천공항은 더 빨라지게 된다. 1터미널에 현재 14대 밖에 없는 셀프백드롭기기(여객 스스로 짐을 부치는 기기)가 올 상반기 중에 44대로, 셀프체크인 기기는 108대에서 130대로 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이희정 홍보실장은 “출국할 때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항공사 체크인을 셀프로 하게 되면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어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2터미널은 이곳을 사실상 전용터미널처럼 사용하고 있는 대한항공 승객의 셀프체크인 비율이 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대한항공 승객의 셀프기기 이용률은 올 1월1일~1월17일까지 35%로 아시아나항공 승객의 같은 비율 60%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1월 18일~2월 3일까지는 39%로 증가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