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동 브랜드는 '윈윈 브랜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패션의류, 액세서리 공동 브랜드 ‘원네스’의 서울 을지로6가 두산타워 매장.

의류.액세서리 업체 원네스는 지난해 서울 을지로6가 두산타워 매장에서만 6억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두산타워 관계자는 "원네스 매출은 800여 개 입점 업체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이 매장 판매 목표를 8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 회사는 남성복.여성복.아동복.언더웨어.니트.액세서리 제조업체 여섯 개가 힘을 합쳐 세운 회사다. 회사명 같은 공동브랜드 '원네스'를 함께 쓴다. 참여 업체는 각각의 브랜드 외에 공동상표를 붙인 상품을 팔아 매출이 크게 늘었다.

각자의 브랜드를 팔면서도 여성용 속옷 업체로 원네스에 참여한 진원인터내셔널의 이형숙 이사는 "자체 브랜드로만 팔 때보다 30~40%가량 더 늘었다"고 말했다. 원네스는 올해 롯데 영플라자 등에 매장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중소기업청 지원을 받아 원네스처럼 공동상표를 등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엔 대전 지역 등산용품 업체 5개 가 '알파인'을 등록한 것을 비롯해 18개 공동상표가 새로 생겨났다. 분야도 다양해져 묵은 김치(고향미가), 화훼 가공(꽃필무렵), 디지털 콘텐트(네오템플릿), 컴퓨터 조립(예스원) 업종 등에서도 공동상표가 나왔다. 하지만 중소기업 공동상표가 다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1996년 중기청이 공동상표 지원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등록된 공동상표는 61개. 이 가운데 20개는 유명무실하다.

96년 한국신발공업협동조합 소속 25개 사가 만든 '귀족' 브랜드는 한때 잘 나갔으나 참여업체 간 분쟁을 겪은 후 흐지부지 됐다. 가죽제품 공동상표 '가파치'는 인지도가 높아지자 다른 회사에 브랜드를 팔아넘겼다. 등록만 해 놓고 힘을 못쓰는 '휴면 공동상표'도 적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기청은 지난해부터 홍보 마케팅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홍보비 지원 예산이 연간 10억원에 불과해 지원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시가구공업협동조합 소속 60여 사가 만든 공동상표 '가보로' TV 광고에만 3억5000만원을 지원하다 보니 나머지 브랜드엔 홍보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중기청 강시우 판로지원과장은 "예산 확보가 어려워 홍보비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업체 스스로도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 공동상표 등록을 지원받으려면= 우선 5개 이상 중소업체를 모아 사업 주체를 정해야 한다. 사업 주체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한 조합▶참여 업체 중 공동상표 사업을 선도할 기업▶공동상표 사업을 추진할 별도 법인 중에서 하나를 설립하면 된다. 사업 주체가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중소기업청은 사업추진 의지, 결속도, 전망 및 성장성 등을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선정되면 공동상표 개발비와 홍보비의 70%(상표당 2000만~2억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 중기청은 올해 20개 공동상표 등록에 5억원, 홍보비로 1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