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北 "중대발표"로 한때 출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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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외국인투자가들이 3일 거래소시장에서 3천40억원 가량의 주식을 샀다. 3천억원이 넘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산 금액-판 금액)는 올들어 일곱번째다. 이로써 외국인들은 이날까지 12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총 2조2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증시가 개방된 뒤 이뤄진 외국인들의 연속 순매수 중 금액 기준으로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메리츠증권 백기언 상무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충분히 샀기 때문에 한국시장에서의 매수 강도를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는 한 매수세가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많은 주식을 샀지만 종합주가지수는 4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미국 다우지수가 15개월 만에 9,500선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한 때 77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쯤 북한이 중대 발표를 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전날보다 3포인트 떨어진 763선으로 밀렸다. 핵 문제 관련 발표일 것이라는 관측이 퍼졌던 것.

그러나 낮 12시쯤 북한의 중대 발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재추대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는 장 후반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결국 전날보다 0.18포인트(0.02%) 떨어진 766.32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은행.보험.철강 등이 강세였으나 의료정밀.화학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외국계 증권사의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오면서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이 몰린 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가 2~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전날 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로 급등했던 하이닉스는 7% 넘게 떨어졌다.

코스닥시장도 4일 만에 하락했다. 외국인.기관들이 함께 주식을 사면서 장 중 51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지수는 개인들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0.31포인트(0.6%) 떨어진 50.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KTF.기업은행.국민카드 등이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이 물류.관광.레저 부문을 집중 육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한데 힘입어 4% 급등했다. NHN.다음 등 인터넷주들은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로 3~5% 가량 떨어졌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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