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살아난 일본 더 덤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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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의 연전연승은 선수들이 잘 따라준 덕분이고, 특히 한인 교포들이 대규모 응원을 해준 덕입니다."

WBC에서 유일한 전승(6승) 팀으로 준결승에 오른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김인식(사진) 감독을 16일(현지시간) 숙소인 애너하임 매리엇 호텔에서 만났다. 준결승 장소인 샌디에이고로 이동하기 위해 준비하던 김 감독은 미국 땅에서 열렬히 응원해준 교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4강 진출을 축하합니다.

"의외의 호성적을 거두게 돼 저 역시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기쁨을 한국에 있는 국민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교포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눈앞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이라면.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습니까. 선수들이 일치단결해 '뭔가를 해내겠다'는 결심으로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있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겠지요."

-미국 주류 언론에서도 김 감독의 팀 운영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감안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할 때 투입했던 것이 적중했을 뿐입니다. 나는 순리를 따르는 작전을 구사할 뿐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준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맞붙게 됐습니다.

"모든 경기가 그렇듯, 해봐야 압니다. 일본을 다시 만났다고 해서 특별한 전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죽었다 살아난 일본이 전보다 강한 자세로 임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그에 맞는 정신적 무장을 갖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포들의 응원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경기 때마다 수많은 교포가 구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선수들은 마치 잠실구장에 와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코끝이 찡할 정도로 그 이상의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교포들이 진심으로 고국을 생각하며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해외 교포의 애국심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의 승리는 교포들의 응원에 힘입은 바 큽니다."

-WBC가 끝나면 어떤 계획이 있습니까.

"한국에서는 이미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대회가 끝나는 대로 서둘러 귀국해 팀(한화)을 맡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애너하임=LA지사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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