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 러시아 철도 보수 한국 철도공사 참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 함경북도 나진항과 러시아 국경도시 핫산을 잇는 55㎞ 구간의 철도 보수사업에 한국이 참여한다.

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17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용삼 북한 철도상,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국영철도 사장과 회담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철도공사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한과 러시아는 철도 보수사업을 조만간 시작하기로 했다"며 "재원 조달 방법과 남.북.러 3국의 역할 분담 등 구체적 문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야쿠닌 러시아 국영철도 사장도 현지 언론과의 회견에서 "3국은 한반도종단철도(TKR)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러시아 국경~나진 구간 철도를 개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2004년 7월 양국 철도 실무자 회의에서 선로가 노후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나진~핫산 구간 철도를 개.보수하기로 합의했으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이 참여함으로써 사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 극동 나홋카의 보스토치니항은 물동량이 포화상태여서 철도 보수가 끝나면 유럽으로 가는 동북아 국가 화물의 상당부분이 나진항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철도 개.보수 사업은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항과 핫산을 잇는 철도 구간은 러시아 선로 방식인 광궤와 북한 방식인 협궤가 함께 깔려 있다.

이번 합의 이후 북핵 문제 등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TK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유철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