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평창에서 마지막 키스를" 캐나다 쇼트 커플 아믈랭-생젤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여자친구 마리안 생젤레와 키스하는 샤를 아믈랭. [사진제공=캐나다 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여자친구 마리안 생젤레와 키스하는 샤를 아믈랭. [사진제공=캐나다 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지금도 함께라서 행복하다." 캐나다 쇼트트랙 남녀 스타 샤를 아믈랭(34)과 마리안 생젤레(28)가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올림픽에서 나선다. 결혼을 앞둔 그들이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펼쳤던 키스 세리머니를 재현하고 싶어한다.

아믈랭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세 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그와 경쟁했던 빅토르 안(33·한국명 안현수)은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고, 아폴로 안톤 오노(36·미국)는 해설위원으로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아믈랭은 여전히 링크를 질주하고 있다. 덥수룩한 턱수염, 긴 머리칼의 그는 세계적인 음료 레드불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선 남동생 프랑수아(32)와 함께 대표로 선발됐다. '찰스 해멀린'이란 영어식 이름으로도 알려졌지만 프랑스어권인 퀘백주 출신이라 '샤를 아믈랭'으로 부르는 게 맞다.

아믈랭은 쇼트트랙 선수로선 적잖은 나이지만 기량은 여전하다.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 1500m에서 우승했다. 지난 4일 강릉 영동대 쇼트트랙 연습장에서 만난 아믈랭은 "몸 상태가 좋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아믈랭의 여자친구는 캐나다 여자팀 에이스 생젤레다. 둘은 2007년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둘은 "커플 모드와 운동 모드를 오간다. 언제나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샤를 아믈랭(오른쪽)과 마리안 생젤레. [캐나다 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캐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샤를 아믈랭(오른쪽)과 마리안 생젤레. [캐나다 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아믈랭과 생젤레는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최고의 커플로 꼽혔다. 1500m 경기에서 아믈랭이 우승할 당시 멋진 키스를 했기 때문이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생젤레는 펜스까지 내려와 키스를 했다. 아믈랭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게 쇼트트랙 경기"라면서도 "다시 한 번 그런 장면을 연출하면 좋겠다"고 했다. 생젤레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함께 할 수 있어 운이 좋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번 대회를 마친 뒤 결혼을 하고 곧바로 아이도 가질 예정이다. 로이터는 "오륜기를 결혼 반지로 바구려고 한다"며 아믈랭과 생젤레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여자 1500m 결승이 열리는 날이자 생젤레의 생일인 17일에는 멋진 파티를 할 계획도 세웠다.

아믈랭은 소치에서 1500m 우승을 차지했지만 눈물을 펑펑 흘렸다. 500m와 1000m에서 1위로 달리다 넘어져 다 잡은 금메달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위로한 게 생젤레였다. 생젤레는 "아믈랭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고 당시를 떠올린다. 생젤레는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다"며 아믈랭을 다독였다. 생젤레의 격려로 힘을 얻은 아믈랭은 평창올림픽에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정작 아믈랭보다 더 금메달이 간절한 사람이 생젤레다.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선 은메달만 3개를 따냈다. 생젤레는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다. 이번에는 금메달을 갖고 싶다"고 했다.

3일 훈련 중인 캐나다 쇼트트랙 대표팀 샤를 아믈랭(왼쪽 둘째)과 생젤레(왼쪽 넷째). [강릉=연합뉴스]

3일 훈련 중인 캐나다 쇼트트랙 대표팀 샤를 아믈랭(왼쪽 둘째)과 생젤레(왼쪽 넷째). [강릉=연합뉴스]

둘은 한국 대표팀의 경계 대상이기도 하다. 아믈랭은 신예 사무엘 지라르(22)와 함께 서이라(26·화성시청), 임효준(22·한국체대), 황대헌(19·부흥고)과 전종목에서 맞부딪힐 전망이다. 생젤레는 올시즌 1~4차 월드컵 500m 랭킹 1위다. 엘리스 크리스티(28·영국), 판커신(25·중국)과 최민정(20·성남시청)과 500m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강릉=김효경·여성국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