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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도 느껴보라"…흑인학생 밟은 백인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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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출신 이주자들의 고통스런 역사. [사진 픽사베이]

아프리카 출신 이주자들의 고통스런 역사. [사진 픽사베이]

미국의 한 중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노예 제도를 설명하면서 흑인 학생을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발로 등을 밟아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 논란에 불을 붙였다.

3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ABC에 따르면 이 사건은 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윌리엄 W. 닐스 중학교의 사회 과목 수업시간에 일어났다. 교사인 패트리샤 커밍스는 7학년 학생들에게 대서양 중간 항로(Middle Passage)를 설명하면서 당시 노예 교역으로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인이 납치돼 미국(당시 신대륙)으로 참혹하게 끌려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커밍스는 흑인 학생들을 불러 교실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이어 그는 여러 학생 등을 밟으면서 "기분이 어떠냐? 노예가 된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으냐"고 물었다고 전해졌다. 커밍스는 백인이었다.

뉴욕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이 학교의 학생 중 60%는 히스패닉계였고, 21%가 흑인, 16%가 아시아계였다. 백인은 3%에 불과했다.

뉴욕시 교육부 대변인인 토야 홀니스는 이번 사건으로 커밍스가 학생들로부터 격리됐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홀니스는"이번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이런 (인종차별적) 행위는 학교나 우리 사회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시는 학생과 교직원을 상담하기 위해 추가로 상담사를 학교에 배치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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