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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대(19)「표 성향」 까다로와 박빙의 선두경쟁 [서울 강동 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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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흥은 당초 민정당의 장관출신 원내총무인 이대순 의원의 낙승이 무난할 것으로 예측되었던 곳이나 평민당 재야영입 케이스로 김대중씨의 후광을 업고 뛰는 박상간 변호사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중반전에 들어서면서부터 한치 앞을 가리기 어려운 대 접전지역으로 탈바꿈해 있다.
지난 20일로 마감한 합동유세에서 두 후보는 인물론과 지역개발론, 정책의 허구성과 5공화국비리를 놓고 인신공격 없이 수준 높은 공방전을 벌여 지역주민들로부터 호감을 얻었다. 두 사람 모두 서울 법대출신.
3선을 노리는 이후보는 지난 대통령선거 때 평민당의 득표가 89.3%로 타 지역에 비해 여당성향의 보수적 특징에 맞춰 공·사조직을 세분화해 정력적으로 활동.
박후보는 막바지까지 평민당 공천혼미로 뒤늦게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자생적으로 일고 있는 공·사조직을 바탕으로 각 읍·면·자연부락들을 부지런히 돌며 민정당 후보가 당선되면 안 되는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친 김대중 전 평민당총재의 방문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황색바람」도 큰 힘. 그는 불과 6개월 전 검찰지청장의 옷을 벗은 정치 초년생이나 검찰에 있을 당시에도 은근히 지역관리를 해와 주민들 사이엔 지명도가 있는 편.
평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 언론인 신중식씨의 무소속 출마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평민당 내부에서 거중 조정돼 박후보로서는 큰 부담을 덜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이후보에게 부담스러운 싸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의 최성희, 신민당의 송점진 후보가 황색바람·여당바람 틈 사이에서 뛰느라고 분주. <고도원기자>
채문식 민정당대표위원의 아성이었던 점촌-문경에는 채대표가 빠진 자리를 노리고 출마한 이영화(민정) 신영국(민주) 고목훈(공화) 후보 3인이 모두 악전고투한 자수성가형 정치신인들의 열전지역.
이들 3인은 모두 대성바지(전주 이씨·평산 신씨·개성 고씨)를 성씨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다 민정·민주 후보가 공천 후유증의 부담도 같이 안고 있다.
12대 총선 때 출마해 낙선했던 신후보는 낙선 뒷마무리를 잘해 지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데다 그 동안 꾸준히 지역사업(장학 및 불우이웃돕기)을 다져와서 지명도가 가장 높은 게 강점.
은평구청장으로 뒤늦게 뛰어든 이후보는 17년 전 문경 군수를 지낸 내무관료출신으로 집권당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맹추격하는 형세여서 이·신후보간의 접전 양상.
군수시절 반상회의 효시격인 망월의 밤(매달 음력 15일)을 동마다 열어 민의 수렴활동을 했던 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당시의 『부지런한 만큼 잘산다』는 구호를 되살려 지역사업공약에 역점.
기계제작회사인 남북주식회사를 경영, 재력이 탄탄한 신후보는 평산 신씨 1천5백여가구와 지난 3년간 주말마다 내려와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밑바닥을 훑어온 인연이 끈질기다.
특히 지난 겨울 경로당 92개를 모두 돌며 보살펴 노인들에 인기가 대단하며 장학회를 운영, 해마다 1백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온 연고도 쌓여있다.
민정당 중앙위 총 간사였던 고후보는 지난해 공화당으로 옮겨 개성 고씨 1천5백여가구와 대구상고동문회를 중심으로 일찍부터 표갈이에 나서 팽팽한 삼파전으로 끌어왔는데 여당의 행정프리미엄과 민주당의 재력공세에 맞 부닥쳐 분전 중. <이수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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