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금싸라기 땅 한일관 재일교포 김희수씨가 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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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싸라기땅 서울명동에 위치한 유서깊은 한식점 한일관 건물의 절반이 25억여원에 재일교포 실업인 김희수씨에게 넘어갔다.
명동 한일관은 청진동 본점과 함께 45년 해방이후 서울의 대중음식점을 대표할 만큼 널리 알려진 점포. 이것을 거금을 선뜻 내놓고 중앙대학을 인수한 김지수씨가 사들인 것. 김씨는 부채를 포함해 1천억원내외를 들여 중앙대학을 인수함으로써 신격호씨(롯데그룹회장)나 이반규씨(신한은행회장)못지 않게 유명해졌다.
그는 일본 동경번화가에 28개 빌딩을 갖고 있고 7개자회사를 갖고있는 부동산 재산가로 롯데그룹 신회장처럼 남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편인데 중앙대학인수를 계기로 그 동안 일본에서 벌어놓은 재력을 동원, 국내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그의 모국투자는 지난86년9월 일양상호신용금고의 인수로부터 시작됐다.
이어 11월에는 서울시청앞 광장에 위치한 뉴코리아빌딩(현 금정빌딩)을 97억5천만원에 인수했고, 87년9월엔 중앙대학을 전격 인수하면서 화제의 인물로 등장했다.
이후 국내 기업체의 인수설이 나돌때면 한번쯤 그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가 됐다.
벽산그룹이 인수하기로 하고 위탁경영중에 있는 정우개발의 인수경쟁자로 부상, 벽산측을 바짝 긴장시켰는가하면 대한증권을 사들인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떠돌기도 했다.
정우개발이나 대한증권 인수설은 아직 불발상태지만 김씨가 이번에 4번째로 인수한 것이 한일관 반쪽이다.
일본에서 부동산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전문가답게 서울의 금싸라기 땅을 차지한 셈이다.
한일관은 대지 1백35평에 지하1층 지상5층의 건물. 경영권이 2세로 넘어오면서 두사람의 소유로 돼 있었다.
김씨가 사들인 것은 건물의 절반인 3, 4, 5층과 대지 67·5평, 대지몫도 꼭 절반이다. 소유권자 P씨가 사업에 실패한뒤 경매에 붙여져 한국냉장주식회사가 사들였던 것을 25억1천만원에 인수한 것. 시세로 보아 김씨는 비교적 헐값에 금싸라기땅을 차지한 것이다.
87년2월 경매당시 공인감정사의 감정가격이 대지 33억5천2백만원, 건물 2억4천1백만원등 모두 35억9천5백만원이었었다.
한일관이 팔린다는 소문이 은밀하게 나돌자 S기업등 몇몇 건설회사에서 눈독을 들였으나 김희수씨의 기민한 인수작전에 허를 찔린 것.
그가 인수한 한일관 3,4,5층은 현재 내부수리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김씨는 한일관 맞은편 구 국립극강도 인수 교섭중인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관건물은 중앙대 미술전시관으로, 구국립극장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소극장으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겼다.<한동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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