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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간 14개주에서 '잊혀진 그들'

미주중앙

입력

3개 데이터베이스 등록된
전국 한인 실종자수 34명
캘리포니아 10명 가장 많아
최연소 오리건주 4세 지호
델라웨어 조셉씨 75년에 실종
가족과 재회한 실종자 36%
일반인 제보가 결정적 역할

현재 연방정부 등 전국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한인은 34명으로 나타났다.

연방법무부 산하 사법연구원(NIJ)이 개발한 전국 실종자 통합 데이터베이스 '네임어스(NamUs.National Missing and Unidentified Persons System)'와 가주검찰 전국실종아동센터(NCMEC) 등 3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집계한 결과다.

네임어스에서 29명을 찾았고 나머지 2개 데이터베이스에서 5명을 추가로 찾아냈다. 타주 검찰의 실종 데이터베이스에도 한인들이 더 있을 수 있어 실제 한인 실종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34명의 한인 실종자들은 14개 주에서 사라졌다. 캘리포니아가 10명으로 가장 많고 뉴저지와 뉴욕이 각각 4명씩이었다. 앨라배마 델라웨어 오리건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등 5개 주에서도 2명씩 등록되어 있다.

남성이 23명으로 여성보다 2배 이상 많다.

최연소 실종자는 실종 당시 4살이었던 이지호군이다. 지난 2009년 7월11일 형 지수(당시 6세)군과 함께 오리건에서 사라졌다. 어머니 손모씨와 별거중이던 아버지 이모씨가 이들 형제를 데려간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형제를 포함해 실종된 미성년자는 4명이다. 20대가 12명으로 가장 많고 50대 6명 30.40대 각각 4명 60대 3명이다.

2000년부터 2009년 사이에 가장 많은 17명이 행방불명됐다. 10~3월에 22명이 사라졌다.

최장기 실종자는 43년 전인 1975년 6월8일 델라웨어주 휴양도시 레호보스 비치(Rehoboth Beach)에 살던 송 임 조셉(Song Im Joseph)씨다. 당시 21세였던 조셉씨는 실종 7개월 전 한국에서 주한미군인 남편 앨톤 조셉과 결혼해 낯선 땅에 왔다. 경찰은 그녀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셉씨가 만약 살아있다면 현재 63세다.

NIJ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실종자는 8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신원 불명 유해 4만여 구를 포함한다면 12만 명을 넘어선다.

그러나 NIJ의 네임어스 데이터베이스(findthemissing.org)에 10월31일 현재까지 등록된 실종자는 4만6692명에 그친 상태다. 나머지 실종자들은 가족 혹은 수사당국이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만들어진 이 데이터베이스로 전국의 수사기관들이 실종자 정보를 공유하면서 큰 효과를 거뒀다. 등록된 4만6692명 중 36%가 가족과 재회했다. 찾은 실종자 중 미성년자는 3058명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던 실종 아동 부모들의 꿈같은 기쁨은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동안의 성과에도 네임어스에 등록된 실종자의 64%는 여전히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주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실종일로부터 통상 7년이 지나면 사망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기준대로라면 한인 실종자 34명중 23명은 사망자로 분류된다.

사연은 개별적이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한 마디가 있다. "생사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잊혀졌던 이들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관심과 제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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