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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기자가 본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우려와 기대 사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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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단일팀을 구성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오후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 도착해 환영식을 하고 있다. 새러 머리 한국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이 인사를 하고있다. 2018.01.25 <사진공동취재단>

우리나라와 단일팀을 구성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오후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 도착해 환영식을 하고 있다. 새러 머리 한국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이 인사를 하고있다. 2018.01.25 <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개막이 코앞에 닥친 지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두고 엇갈린 시선이 여전히 뜨겁다. 지지하는 측에선 남북 간 꽉 막혔던 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반대쪽에선 북한이 선뜻 올림픽에 참가한 이면에 숨은 목적을 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며 경계하고 있다. 아리랑TV가 국내 외신 기자들을 불러놓고 이에 관해 토론했다. 비관적인 관측과 함께 기대가 실려 있었다.

아리랑 TV의 토론 프로그램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 참가한 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요네무라 코이치 기자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는 좋은 일이지만 북한의 정치적 계산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막고 있는 국제 사회의 압력과 제재를 약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엘리스 후 기자는 "남북한이 가까워지는 대신 한미 동맹 관계에 골이 생길 수도 있다"며 "북한은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관성 없고 정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국의 정책에 비해 '롱게임'에 북한이 더욱 능숙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많은 전문가는 북한이 모든 주도권을 장악하고 한국은 끌려다니기만 하는 현재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리랑뉴스에서 보도 중인 북한 관련 소식 [사진 아리랑뉴스]

아리랑뉴스에서 보도 중인 북한 관련 소식 [사진 아리랑뉴스]

이란 Press TV의 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와 압력정책을 약화하고 제재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올림픽에 참여하는 북한 선수들과 응원단을 통해 북한의 모습이 지극히 인간적인 형상을 띨 것"이라며 "북한 시민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란 사실이 보이면서 제재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자 아이스하키팀 남북한 단일팀 구성'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요네무라 코이치 기자는 "발상 자체는 괜찮았지만 남북한 정부는 선수들 및 코치진과의 상의 없이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민주적이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엘리스 후 기자는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며 국제 사회에서 위상이 높은 나라"라고 먼저 평가한 뒤 "이에 걸맞게 국제 스포츠 참여에 있어 프로정신과 공정함을 갖춰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아리랑 TV 뉴스토론 &#39;포린 코레스폰던츠&#39; [사진 아리랑TV]

아리랑 TV 뉴스토론 &#39;포린 코레스폰던츠&#39; [사진 아리랑TV]

동계 올림픽 이후의 정세에 대해서 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앞서 15~16일 있었던 밴쿠버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은 중국의 제안(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협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만약 4월 대규모 한미 군사 훈련이 진행된다면, 한반도에 또다시 긴장이 고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네무라 코이치 기자는 "북한의 태도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며 "비핵화는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자세만 바뀐다면 남북 대화가 북미협상, 궁극적으로는 다자간 회담 6자 회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일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의 자세한 이야기는 오는 30일 오전 7시 35분 방송될 아리랑 TV의 토론 프로그램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을 통해 전해질 예정이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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