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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인생샷] 첫눈에 반한 친구의 여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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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내 인생의 다섯컷 ⑰ 김태호

한국 사회에서 '58년 개띠'는 특별합니다. 신생아 100만명 시대 태어나 늘 경쟁에 내몰렸습니다. 고교 입시 때 평준화, 30살에 88올림픽, 40살에 외환위기, 50살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고도성장의 단맛도 봤지만, 저성장의 함정도 헤쳐왔습니다. 이제 환갑을 맞아 인생 2막을 여는 58년 개띠. 그들의 오래된 사진첩 속 빛바랜 인생 샷을 통해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봅니다.

1982년 대학졸업식 때 교내 벤치에서 찍은 사진이다.
대학 생활 중 심부전증, 폐결핵 등으로 건강이 많이 안 좋았다. 게다가 어머니까지 불의의 사고고 여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운 대학 시절을 보냈다.

이날은 아버님과 형님 누나들 매형들도 오셨고, 고향 친구들로부터도 축하를 받았다. 물론 지금은 아버님과 큰 누님, 매형은 뵐 수가 없다.

1981년 12월 한국화약(한화의 전신)에 입사해서 신입사원 시절에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이다. 언제 누가 찍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사진 속의 철제 캐비닛, 검은색 전화기, 긴 머리가 그 당시 사무실 풍경을 생각나게 한다.

신입사원 시절,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원칙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 일이 있으면 하루를 25시간으로 생각하고 일에 몰입했던 시절이었다.

1985년 친구 여동생과 1년여 연애 끝에 결혼했다. 기억해보면 나는 결혼을 늦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결혼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갑자기 다가왔다.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의 여동생을 만나 첫눈에 반했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지 못했었는데 나의 동반자로 30년 이상 같이 살고 있다.

1992년 아이들 어린 시절 여름 휴가 때 강원도 속초 휴가지에서 찍은 사진이다. 나는 아들만 둘을 두고 있다. 큰놈은 취업해서 밥벌이하고 있고 작은 아이는 군 복무 중이다.

그때는 마냥 어려만 보이던 놈들이 이제는 나보다도 덩치가 훨씬 커졌다. 세월이 많이 흐르긴 흘렀다. 조만간 둥지를 떠나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아들들과 친구처럼 잘 지낼 수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2017년 뉴비전 선포식에서 직원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의 한 장면이다. 이날 임원들과 함께 '이문세의 붉은노을',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불렀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런 장면은 참 어색하다.

뉴비전 선포식를 준비하는 직원이 임원들이 밴드를 구성해 이벤트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얼떨결에 수락했는데 아뿔싸! 학교 다닐 때 음악 시간을 제외하고는 남 앞에서 노래를 거의 해본 적도 없고 박치인 내가 600명이 넘는 직원들 앞에서 열창하다니. 완성도보다는 노력이 가상한 장면이다.

58년 개띠 인생 샷을 보내고 50만원 상금 타세요

중앙일보는 대한민국 현대사와 궤를 함께한 58년 개띠 여러분의 앨범 속 사진을 기다립니다.
응모해주신 사진과 사연은 중앙일보 [더,오래] 지면과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됩니다. 독자의 호응이 컸거나 공유·공감·댓글이 많았던 응모작 4편은 각 50만원의 상금도 드립니다.

응모 대상: 58년생(본인은 물론 가족·지인 응모도 가능)
응모 기간: 2018년 1월 31일까지
보낼 곳: theore@joongang.co.kr
보낼 내용
①자기소개와 현재 프로필 사진
②추억 속 5장의 사진과 사진에 얽힌 사연(각 300자 이상)
※사진은 휴대폰이나 스캐너로 복사한 이미지 파일로 보내주세요
③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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