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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직접 못봐도 좋아 … 인스타 평창 핫 플레이스 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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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주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를 직접 관람하지 않더라도 올림픽의 열기를 느끼기 위해 강원도 평창과 강릉을 찾는 사람도 많을 터이다. 경기를 보든 보지 않든 평창을 찾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기념사진을 남길 만한 명소와 지역 맛집을 들르는 것이다. 이른바 ‘먹고 찍고 여행’은 올림픽 못지않게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라 할 만하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도 당분간 ‘평창 겨울올림픽’ 관련 해시태그(#)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미리 알아둘 게 있다. 올림픽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통제되는 공간이 많다. ‘평창 인스타그램 명소’를 따로 준비한 이유다. 올림픽 기간에도 누구나 갈 수 있는 명소, 들러볼 만한 맛집만 9곳 골랐다.

올림픽 인증샷 명소 ① 평창 #수호랑 반다비와 기념사진 찍고 #메밀파스타 등 특선메뉴 맛보고 #대관령에서 양 먹이주기 체험도

누구나 걷기 좋은 전나무숲길 

올림픽 열기로 들끓는 현장을 벗어나 고요한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진부면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추천한다. 오대산 국립공원 안, 월정사 어귀에 40m 높이의 전나무 1700여 그루가 빽빽히 들어차 있다. 평평한 숲길이 약 1㎞ 이어져 누구든 걸을 만하다. 전나무 숲길은 사계절 매력적이지만 하얀 융단이 깔린 겨울이 으뜸이다. 특히 눈 내린 날 고요한 숲길을 자박자박 걸으면 겨울의 깊은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9.4㎞ 길이의 선재길이 있다. 비교적 완만한데다 길 곳곳에 섶다리와 징검다리, 자작나무숲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입장료(어른 3000원)를 내야 한다.

공유·김고은과 기념사진

평창에 있는 스키장 세 곳 중 용평리조트는 유일하게 올림픽 기간에도 영업을 한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레인보우·실버·실버파라다이스 슬로프를 제외한 슬로프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발왕산(1458m) 정상으로 가는 곤돌라는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곤돌라 탑승장 쪽에 흥미로운 포토존을 설치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와 ‘도깨비’를 주제로 꾸민 곤돌라를 설치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이른바 ‘한류 포토존’은 용평리조트 곳곳에 꾸며져 있다. 드래곤밸리 호텔 2층에 있는 바, 드라마 관련 상품을 파는 드라콘 애비뉴 등이 대표적이다. 포토존에 설치된 QR코드를 인식하면 드라마 장면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알프스 같은 양떼목장

평창군 대관령면에는 양떼목장이 많다. 대관령 양떼목장·삼양목장·하늘목장 등이 유명한데 경기장에서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목장의 매력을 느끼기 좋은 곳은 대관령 양떼목장이다.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6㎞,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100m만 산길을 걸어 오르면 스위스 알프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20만㎡에 이르는 눈덮인 구릉이 그림 같다. 여기에 양 300마리가 산다. 풀이 자라지 않는 겨울에는 양을 방목하지 않아서 실내목장으로 가야 한다. 입장료(어른 5000원)만 내면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순한 양이 풀을 받아 먹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즐거워한다. 목장에서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가 멀찍이 보인다.

수호랑 반다비가 반겨주는 기차역

올림픽 덕분에 평창으로 가는 길이 편해졌다. 서울에서 차를 몰고 2시간 이내에 평창까지 갈 수 있게 됐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도로 곳곳이 통제돼 있고, 올림픽 관계자들과 관람객이 몰리면서 교통정체가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기차를 이용하는 게 낫다. 2017년 12월 개통한 KTX를 타면 서울에서 평창까지 최소 1시간 8분(상봉~평창역)만에 갈 수 있다. 인기 종목이 열리는 시간의 열차표는 매진됐지만 아직 예약 가능한 좌석이 많다. 평창역·진부역에서는 농어촌버스나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평창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평창역과 진부역에 내리면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맞아준다. 추억거리로 인증샷 하나쯤은 꼭 찍어두자.

야경 근사한 알펜시아 솔섬

바이애슬론·스키점프·크로스컨트리 종목이 열리는 알펜시아 리조트는 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 스키장·워터파크 등을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기 관람권이 없는 사람도 리조트에서 들러볼 만한 명소가 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앞에 있는 솔섬이다. 작은 연못 위 섬에 누정이 하나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기존에 있던 정자를 헐고 경복궁 향원정을 본따 새로 만들었다. 얼어붙은 호수에 눈덮인 풍경만도 근사한데 야간 조명이 들어오면 더 멋진 장관이 펼쳐진다. 호텔과 연결된 다리로 섬에 들어가볼 수도 있고, 주변 산책로를 걷기만 해도 좋다. 이미 호텔에 묵고 있는 IOC 관계자와 호수 건너편 국제방송센터 이용자 사이에서 산책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황태요리의 모든 것

평창의 대표적인 겨울 음식이라면 황태해장국이다. 올림픽 스타디움이 있는 대관령면 횡계리에 33년 전통의 황태 요리 전문점 ‘황태회관’이 있다. 황태해장국(8000원)·황태구이(1만3000원)·황태전골(4만원) 등 황태요리만 10개에 달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특선메뉴도 선보였다. 평창군이 유명 셰프와 함께 외국인도 먹기 좋은 음식 10가지를 개발했는데, 황태회관에서 황태칼국수(8000원)를 판다. 감자를 섞어 면발을 뽑았고, 모시조개와 홍합으로 국물을 냈다. 튀긴 황태포를 고명으로 얹어 바삭한 식감도 살렸다. 솔직히 맛은 황태해장국에 못 미친다. 해장국·황태구이는 반드시 맛봐야 한다.

가성비 좋은 한우 맛집

명성 자자한 평창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올림픽플라자 인근에 있다. 축협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대관령 한우타운’이다. 식당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마트에서 직접 고기를 고른 뒤 구워먹는 ‘셀프’, 단체 방문객을 위한 ‘다이닝’,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의 ‘노블’. 가격 부담이 적은 곳은 셀프다. 1인당 세팅비(어른 4000원, 어린이 2000원)를 내면 채소와 반찬을 제한없이 먹을 수 있다. 고기는 대관령에서 사육한 1등급 이상 거세우만 판다. 지난 1월 16일 1등급 등심 가격은 1만1800원(100g). 등심 외에도 꽃갈비·부챗살 등 특수 부위를 사서 다채로운 한우 맛을 즐겼다.

외국인도 반한 메밀파스타

봉평면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탄생한 메밀의 고장이다. 봉평장 주변에 메밀로 만든 막국수와 전병 등을 파는 식당이 몰려 있다. 입맛에 따라 선호하는 막국수집이 다른데 올림픽을 앞두고 일찌감치 특선메뉴를 준비한 초가집옛골도 가볼 만하다. 메뉴 안내나 음식 조리시간 등을 보니 평창의 다른 식당보다 올림픽 준비가 잘 돼 있었다. 특선메뉴 중에서는 메밀파스타(1만5000원)가 가장 맛있었다. 100% 메밀로 만든 면과 마늘·청양고추·토마토 등을 올리브유와 간장에 볶고 튀긴 메밀쌀을 고명으로 얹는다. 김윤희 사장은 “외국인 뿐 아니라 막국수를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도 파스타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명물로 남을 것 같다.

감자 안 들어간 초코감자

봉평장에는 먹을 만한 주전부리도 많다. 장이 서는 날이면 노점에서 수수부꾸미 같은 강원도 전통 간식이나 호떡·도너츠 등을 먹으며 장을 둘러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몇 년 새 봉평장에도 카페가 몇 곳 생겼는데 ‘가방속 커피향기’를 가면 커피 외에도 이색 디저트와 다양한 꽃차를 맛볼 수 있다. 올림픽 특선메뉴인 초코감자(3000원)와 애플파이(2500원)를 맛봤다. 애플파이는 지금까지 먹어본 것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대신 초코감자는 모양과 맛 모두 이색적이었다. 흙속에서 갓 감자를 캐낸 것 같은 모양이지만 감자는 안 들어갔다. 크림치즈·고르곤졸라·생크림 등을 반죽해 얼린 뒤 초콜릿 가루를 흙처럼 뿌린다. 단맛과 짠맛, 고소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커피 한 잔과 좋은 궁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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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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