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4강 숨통' 우리가 쥐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누가 4강의 동반자가 될 것인가. 15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벌어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에서 일본이 멕시코를 6-1로 꺾음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운명이 한국의 손에 달렸다.

일본의 미치히로 오가사와라가 멕시코와의 경기 4회 초에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 [애너하임 AP=연합뉴스]

세계야구 4강에 반 발짝만 남겨둔 '기적의 한국야구'는 16일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을 상대한다. 일본전 결과에 따라 한국.일본.미국.멕시코가 속한 1조 상위 2개 팀의 윤곽이 드러난다. 1, 2위 팀은 4강에 올라 19일 낮 12시 다시 한 번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현재 한국이 2승이고, 일본과 미국이 1승1패다.

미국이 17일 최종전에서 멕시코(2패)를 이긴다고 가정할 때, 한국이 일본을 이기면 한국과 미국이 준결승에 오른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을 열심히 응원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에 진다면 한국.일본.미국 세 팀이 2승1패로 동률을 이루게 된다. 그때 순위를 가리는 방식은 상대팀 간의 최소 실점 순이다. 한국은 미국에 3실점했고, 일본은 미국에 4점을 내줬다. 그리고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모두 10점을 실점했다.

따라서 한국이 일본에 지더라도 6점 이하로만 실점하면 미국이 탈락하고 한국과 일본이 준결승에서 다시 맞붙는다. 한국이 5전 전승을 거둔 원동력이 든든한 투수진에 있고, 5경기 팀 평균 자책점(팀 방어율)이 불과 1.40(5경기 7실점)밖에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일본에 지더라도 많은 점수를 내주지 않을 것이다.

현지 관계자들도 한국과 일본의 경기를 투수전으로 예상해 미국이 가장 불리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최악은 6-7이나 7-8로 지는 경우다. 이 경우 한국과 일본의 실점은 미국보다 많은 상태에서 같아진다. 즉 미국이 4강에 오르고, 한국과 일본이 다시 따져야 한다.

실점이 같은 경우는 수비 이닝이 많은 팀이 유리한데 한국이 일본전에서 초 공격을 하게 돼 불리하다. 초 공격을 하고 지면 수비 이닝이 1이닝 적어진다. 한편 2조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이 베네수엘라를 2-1로 꺾고 2승1패를 기록, 4강에 선착했다.

애너하임=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