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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공세·흑색선전 난무|17년만의 소 선거제도 벌써부터 과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16년만의 대통령직접선거에 이어 17년만에 부활된 소선거구제 국회의원 선거전이 각 정당의 공천자 확정과 함께 사실상 막을 열면서 선거일이 공고되기도 전에 과열타락으로 치닫고있다.
17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지고 사회·경제여건도 달라졌지만 각 정당 후보들의 득표운동양상은 옛 버릇 그대로 혈연·지연·학연을 파고들면서▲금품살포매수▲향응·선물공세▲향락관광 등 선심공세에▲인신공격 흑색선전▲지지표 늘리기 위장 전-출입▲통-반장선거간여▲탈법·폭력까지 동원되면서 혼탁한 양상을 보여「민주 새 시대」를 여는 선거의 의의를 퇴색케 하고있다.
여·야 사이좋게 1, 2등 동반당선 재미에 맛들였다가「1등 아니면 탈락되는」소선거구제에 다급해진 후보들은 체면 불구, 사생결단의 과열경쟁양상을 보이고있다.
◇금전공세=전북 전주시의 모 후보는 지난달 25일 반상회에서「모 후보지지 시민모임」 신청서를 돌리며 돈을 주고 가입을 유도.
전주시 인후1가 K모씨(44)는『가입원서를 써주고1인당 1만5천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갑·을 구로 나누어진 전주시내에는 또 후보자가 요구하는 대로 주민등록을 옮겨주면 『가구 당 10만원씩 준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전파되고 있다.
또 대구시 수성구에 출마한 모 후보는 지난달 28일 당원 단합대회를 내세워 인근주민 2백여 명을 모아놓고 지지를 호소한 후 현금 3만원이든 봉투 l개씩을 돌렸다. 2일 경기도 용인에서 있은 모 당 창당대회에서도 참석자 5백여명에게 현금(액수미상)이 든 봉투 1개씩이 나누어졌다.
3일 오후 서울 성동병구 모 지구당은 창당대회 후 당원 등 참석자 5백여 명에게 갈비·떡·술등을 차려 푸짐한 잔치 판을 벌였고 충북 청주 갑구 출마자인 모 후보는 2일 시내Y식당에서 관내 통-반장 등을 초청, 점심대접을 했다.
◇향락선거관광=강원도 태백시 모 후보는 사택촌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관광회원을 모집, 뒷돈을 대주며 백암온천 등지로 관광을 보내고 충북 영동의 모 후보는 공천자 발표 후 관내11개 읍·면 청년당원 5백여 명을 데리고 부곡온천에서 다짐대회를 가졌다. 전남곡성군은 최근 고용직을 포함한 하위직 공무원 2백95명을 가족들과 함께 1박2일 일정으로 서울 등지로 위로출장 명목의 순회관광을 보냈는데 비용은 모 당 후보가 댔다고.
◇비방·선거방해=지난달 31일 오전9시30분쯤 전북 순창군 정창초교 앞길에서 공화당후보의 벽보 위에 민정당 후보의 벽보를 불이다 싸옴이 벌어져 공화당운동원에게 전치 10일의 상처를 입힌 민정당 운동원 3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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