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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 실업은 외국 탓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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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 노동절 연설에서 현재 미국의 실업난을 외국의 탓으로 돌리며 불공정 무역을 강력히 비난했다.

철강 등 제조업체가 밀집한 오하이오주의 노동절 행사장에서 부시 대통령은 "현재 미국 내 제조업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생산성 문제도 있지만 외국의 불공정 무역 때문"이라며 "미국 정부는 국민이 피해를 당했을 때 움직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정한 무역이라면 미국의 기업과 근로자는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며 "당장 외국에 우리의 이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최근 중국과 미국 간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위안화 절상 문제와 함께 각국의 수출보조금과 관세 장벽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위안화 고정환율제를 통해 중국 제조상품의 원가를 인위적으로 낮춰 중국 상품을 미국에 대량 수출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해치고 있다"며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왔고, 오는 15일에는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이 이에 따른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미 상무부 내에 제조.서비스업 담당 차관보직을 신설, 무역과 실업문제를 연계한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내 실업률은 최근 20년간 가장 높은 6.2%(9백10만명) 수준이며,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제조.서비스업 분야에서 약 2백5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반도체(하이닉스)에 대해 높은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상태이며, 최근에는 한.미 간 극심한 수출입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자동차시장이 미 의회 내에서 향후 표적으로 종종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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