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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여행객 물결 아시아 넘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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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여행객이 거대한 물결을 일으키며 아시아 각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여행길에 오른 중국인은 모두 1천6백60만명으로 불과 4년 만에 세배나 늘어났다.

특히 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찾는 관광객이 최근 급증해 이 지역은 중국 특수에 즐거워하고 있다. 해외를 찾는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크게 늘어난 것은 매년 8%대에 이르는 초고속 성장을 수년 동안 거듭해와 소득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6위 규모인 1조2천억달러(1천4백조원)에 달했고 1인당 GDP도 상하이(上海) 5천달러, 베이징(北京) 3천달러로 높아져 해외 여행을 할 여유가 늘어났다.

◆해외여행 빗장 풀어=상하이시는 1일 신분증과 호적부만으로 60명에게 홍콩.마카오 통행증(여권)을 발급했다. 지금까지는 고용자의 허가가 필요했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여행이 아닌 개인여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28일부터 홍콩과 인접한 광둥(廣東)성 일부 도시에만 허용됐던 개인의 홍콩 자유 여행을 1일부터 베이징.상하이로 확대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1983년 해외 개인여행이 허용된 이래 여행사를 통한 단체 여행만 가능했던 '제한여행'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연말까지 최대 1백개 도시의 주민이 개인 여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어서 중국 여행객의 해외 러시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즐거운 동남아=중국 여행객이 일으키는 '특수'는 동남아를 바로 때리고 있다. 일본과 한국.대만 관광 특수에 이어 제3의 물결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규모나 잠재력에서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찾은 중국 관광객수는 전년보다 86.4%나 증가했다. 뉴질랜드(52%).필리핀(33%)에도 중국인이 늘었다. 동남아 국가들은 60만원에 '10박11일 고급 여행상품'을 내놓는 등 저가 공세를 펴며 중국인들을 끌고 있다.

태국 관광청 측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 시장을 목표로 6월부터 여행사 수십개가 판촉전을 벌였다"면서 "13억 인구의 거대 시장을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 없다는 공감대가 업계에 퍼져 있다"고 최근 일본 아사이(朝日)신문에 밝혔다.

일본도 지난달 5일 베이징을 방문한 국토교통성 장관이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 1백여명을 초청해 일본 여행의 매력을 적극 홍보하는 등 중국 여행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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