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회장, 이 총리 밀착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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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8시23분 김해공항 의전주차장에서 이해찬 총리 일행을 태운 검은색 리무진 차량(우측 상단)이 주차장을 빠져나가자 밖에서 대기 중이던 흰색 차량이 뒤따르고 있다. 이 장면은 주차장 CCTV에 촬영된 것으로 13일 부산경찰청을 방문한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이 공개했다.

이해찬 총리와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이 각별한 관계가 아니라는 총리실의 해명과 달리 '3.1절 골프'당시 류 회장이 김해공항에서 이 총리를 마중.배웅하는 등 줄곧 동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골프모임 진상조사단(단장 유기준 의원)은 13일 "류 회장이 1일 이 총리를 김해공항 의전실에서 만나 승용차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공항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이 차에는 이기우 교육부 차관도 동승했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김해공항 경비.의전 담당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류 회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에쿠스 승용차 세대를 김해공항 의전주차장에 대기시킨 뒤 오전 8시쯤 공항에 도착한 이 총리 일행을 국내선 2층 의전실에서 만나 20분 정도 머물렀다.

이 총리 일행과 류 회장은 오전 8시23분쯤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 첫 번째 에쿠스 승용차엔 이 총리와 류 회장이 뒷좌석에, 앞자리엔 이기우 차관이 탔다. 이 총리 부인을 태운 다른 승용차는 부산 동래 친정집으로 갔으며, 또 한 대의 차량엔 총리실 강주홍 수행과장 등 경호원 세 명이 타고 뒤따랐다. 류 회장은 또 이날 오후 7시40분쯤 이기우 차관과 함께 김해공항 의전실에 도착, 오후 8시1분쯤 도착한 이 총리 부부와 잠시 머물다 이 총리 일행을 배웅했다. 진상조사단의 이재웅 의원은 김해공항을 방문해 의전 주차장 폐쇄회로TV와 관계자들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부산시당은 녹화테이프를 부산경찰청에 보내 이들 차량의 번호를 확인키로 했다. 유기준 진상조사단장은 "총리가 류 회장과 같은 차를 타고 골프장까지 가면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강진 총리실 공보수석은 "이 총리가 교육부 장관 시절인 1998~99년 정순택 당시 부산시 교육감의 소개로 류 회장을 알게 됐지만 각별한 관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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