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가 따라 뛰는 원자재 펀드 수익률…‘석유ㆍ금’ 반짝, 농산물 펀드는 낭패

중앙일보

입력

불타는 기름값 덕에 원자재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뛰었다. 원자재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이 다른 국내ㆍ외 펀드를 앞질렀다.

원자재 펀드 수익률 다른 국내ㆍ외 펀드보다 높아 #국제유가 상승하며 원유 펀드 수익률 올라간 덕 #농산물 펀드만 낭패, 기상이변 때문 #원자재 펀드 복잡한 상품 구조, 선택 유의해야

1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원자재 펀드의 최근 한 달(15일 기준) 수익률은 평균 6.15%를 기록했다. 베트남ㆍ중국 펀드 수익 상승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1개월 평균 5.67%)도 원자재 펀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원자재 펀드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4.36%), 해외 부동산형(1.49%), 국내 부동산형(1.15%), 해외 채권형(0.19%), 국내 채권형(0.02%)도 멀리 따돌렸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뛰고 있다. [중앙포토]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뛰고 있다. [중앙포토]

원유 값 상승 덕분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며 원자재 펀드 수익률도 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통계를 보면 지난달 15잏 배럴당 391.66달러로 300달러대였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6일 425.43달러로 8.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동산 두바이유(배럴당 418.18달러→447.86달러), 영국산 브렌트유(432.19달러→461.61달러) 값도 6~7% 올랐다. 최근 한 달 사이 원자재 펀드 수익률은 원유 가격 상승세를 뛰어넘었다. 원자재 펀드 나름의 상품 구조 때문이다.

보통 원자재 펀드는 주식ㆍ채권 펀드와 달리 원자재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지 않는다. 해당 원자재의 미래 가격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방식(파생상품)인 선물 거래,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리란 전망에 원유 선물 거래가, ETF 수익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원유 ETF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1.3%를 기록했다. 천연가스(17.8%), 휘발유(9.8%) 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원유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는 이유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WTI는 배럴당 64달러, 영국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며 “2014년 하반기 유가가 급락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연구원은 유가 상승의 이유로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 강세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효과 지속 ▶한파로 인한 계절적 수요 강세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달러화 약세 지속 등을 꼽았다.

원자재 펀드 가운데 수익률 ‘톱3’는 원유 펀드가 싹쓸이했다. 원자재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비교했더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ETF)’가 12.40%로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 역시 원유 관련 펀드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12.39%), ‘삼성WTI원유특별자산’(12.21%) 펀드가 차지했다.

금 펀드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는 한 달 수익률 11.78%를 기록하며 원자재 펀드 중 상위권에 올랐다. 농산물 펀드만 낭패를 보는 중이다. ‘삼성KODEX3대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와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는 최근 1개월 각각 1.70%, 4.07% 손실을 봤다. 거듭된 기상 이변에 따른 작황 불안, 관련 기업의 수익 악화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망은 어떨까. 원자재는 계절을 많이 탄다. 유가가 특히 더하다. 겨울은 난방용 석유ㆍ가스 수요가 늘면서 유가가 치솟는 시기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부터 비수기다. 강 연구원은 “비수기 조정을 거치겠지만 유가 강세 기조는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원유 펀드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펀드 호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원자재 펀드는 투자에 유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다양한 원자재 구성, 복잡한 상품 구조 탓이다. 펀드 성격과 특징을 제대로 파악한 후 고르는 게 좋다. 원자재 펀드 가운데 가격 상승이 아닌 하락에 베팅하는 펀드도 있다. ‘인버스’ 펀드다. 실제 ‘삼성KODEXWTI원유선물인버스특별자산상장지수’와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는 원유 선물 가격이 내려가면 수익이 나게 설계된 상품이다. 최근 1개월간 20.58%, 20.67% 손실을 본 상태다.
조현숙ㆍ이현 기자 newe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