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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스캔노예' '인분 갑질' 맞서 국내 첫 대학원 노조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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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노조가 홍보와 가입자 모집을 위해 배포한 웹자보 [대학원생노조 제공=연합뉴스]

대학원생노조가 홍보와 가입자 모집을 위해 배포한 웹자보 [대학원생노조 제공=연합뉴스]

'대학원생 스캔 노예' '교수 인분 갑질' 등이 사회문제가 돼온 가운데 국내에서 첫 대학원 노조가 설립됐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대학원생노조)은 서울지역 6개 대학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 설립총회를 열고 노조설립을 마쳤다. 2018년 1학기를 앞두고 각 대학의 '대학원생 조교 제도 개악'에 맞선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대학원생노조는 다음 달 노조 출범식을 치르고 앞으로 수도권·지방 등으로 세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학원생노조는 자유롭고 평등한 학생-교수 관계 확립, 구성원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대학 행정시스템 구축, 대학원생들의 노동권 보장 등이 목표라고 밝혔다.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바탕으로 노동권을 비롯한 권리침해 부분을 더 적극적으로 다루겠다는 취지다.

대학원생 제자들로부터 석ㆍ박사 논문 심사비와 실습비 등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 등을 챙긴 국립대 교수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중앙포토]

대학원생 제자들로부터 석ㆍ박사 논문 심사비와 실습비 등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 등을 챙긴 국립대 교수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중앙포토]

앞서 대학원생들에 대한 일부 교수들의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다. 지난 2015년 경기도의 모 대학교수 장모씨는 대학원생 제자를 2년여간 상습 폭행하고 소변과 인분을 먹여 고발당했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대 교수가 대학원생들에게 8만장 분량의 논문을 스캔하게 시키는 '스캔 노예 대학원생' 논란이 일었다.

경찰 수사로도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동국대에서는 대학원생들이 학생 조교의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 받지 못해 한태식(보광스님) 동국대 총장을 노동청에 고발했다. 한 총장은 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대학원생의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각 대학에 인권센터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주당 근로시간과 복무 계약서 작성 등 대학원생 조교 가이드라인도 제작할 계획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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