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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인생샷] 아직도 생생한 35년 전 결혼식의 설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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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내 인생의 다섯 컷 ③ 황두심

한국 사회에서 '58년 개띠'는 특별합니다. 신생아 100만명 시대 태어나 늘 경쟁에 내몰렸습니다. 고교 입시 때 평준화, 30살에 88올림픽, 40살에 외환위기, 50살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고도성장의 단맛도 봤지만, 저성장의 함정도 헤쳐왔습니다. 이제 환갑을 맞아 인생 2막을 여는 58년 개띠. 그들의 오래된 사진첩 속 빛바랜 인생 샷을 통해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봅니다.

25살. 다니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오래 연애를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결심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결혼식 당일에 떨리고 긴장됐던 기분은 잊히지 않는다.

1979년 22살 부산에 있는 한 식물원에 친구와 나들이를 갔다(왼쪽이 나다). 나도 친구도 직장생활을 한창 하고 있을 당시라 스커트에 화려한 블라우스로 멋을 냈다. 그 시절엔 휴일이라 해도 달리 놀러 갈만한 곳도 없었다.

지금 같으면 청년들이 즐겨갈 만한 곳이 전혀 아니지만, 그땐 멋을 잔뜩 내고 나온 젊은이들로 붐볐다. 이제는 연락이 끊어진 친구야, 보고 싶다.

큰딸이 4살 되던 1986년 남해군에 있는 고향 집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남해 힐튼 리조트를 비롯해 펜션들이 해안가를 따라 줄지어 세워졌지만, 당시에는 사진에서처럼 평화롭기 그지없는 조용한 마을이었다.

서울로 돌아가는 공항으로 떠나기 전 기념사진을 남기려 했는데 어린 손자 녀석들의 장난에 쉽지 않았다. 한 녀석이 딴짓을 하면, 또 다른 녀석은 다른 곳으로 달려가 버리고. 다람쥐 같은 녀석들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직장에 다니는 큰딸의 두 아들을 돌봐주고 있다. 두 녀석이 태어난 이후로는 딸과 지척 거리에 산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손자들이기에 힘든 순간보다는 기쁘고 뭉클할 때가 더 많다.

내 아이들을 기를 때는 먹고 살기 바빠서, 일상에 치여서 그리 많이 "예쁘다, 사랑한다" 표현을 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손자들은 사랑 그 자체다.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달고 산다. 이제는 3학년, 1학년 초등학생이 되어 더는 업고 다닐 일은 없다.

몸은 편해졌는데 귀여웠던 아기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딸은 나처럼 꿈을 꺾지 않기를, 원하는 만큼 직장 생활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58년 개띠 인생 샷을 보내고 50만원 상금 타세요

중앙일보는 대한민국 현대사와 궤를 함께한 58년 개띠 여러분의 앨범 속 사진을 기다립니다.
응모해주신 사진과 사연은 중앙일보 [더,오래] 지면과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됩니다. 독자의 호응이 컸거나 공유·공감·댓글이 많았던 응모작 4편은 각 50만원의 상금도 드립니다.

응모 대상: 58년생(본인은 물론 가족·지인 응모도 가능)
응모 기간: 2018년 1월 31일까지
보낼 곳: theore@joongang.co.kr    
보낼 내용
①자기소개와 현재 프로필 사진
②추억 속 5장의 사진과 사진에 얽힌 사연(각 300자 이상)
※사진은 휴대폰이나 스캐너로 복사한 이미지 파일로 보내주세요
③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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