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난 아주 유연한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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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지난해 "화염과 분노"와 올해도 신년 첫 트윗에서 "강력한 핵 버튼"으로 북한에 거친 발언을 쏟아냈던 데 180도 방향을 바꿔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WSJ 인터뷰 "김정은과 대화했는지 공개 못해" #"어느날 갑자기 내 가장 친한 친구된 사례 많아" #"이간질 나라도 시도할 것, 쐐기라면 많이 알아 "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월스트리트 저널과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은과 아마 매우 좋은 관계를 맺은 것 같다"며 "내가 사람들과 맺은 관계를 알면 당신들은 놀랄 거라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직접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거기 대해 논평하고 싶지 않다"며 "내가 대화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당장이라도 김정은과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며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0일 "남북 대화가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성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련) 수많은 좋은 대화들이 진행 중이며 선한 기운, 에너지들을 많이 보게 돼 매우 좋다"며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치광이""나쁜 녀석""키작은 뚱보"라고 조롱했고 그를 반복적으로 "로켓맨"이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백악관에서 45분간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선 이같은 자신의 트윗을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로 지칭하면서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내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이런 사례를 20개, 30개를 들 수 있다.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끝날때까지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조치에 대해 "북한에 좋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압박을 돕는 데 칭찬하는 한편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 대화로) 한·미 동맹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시도할 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내가 그들이라면 나도 똑같이 시도할 것"이라면서 "나는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쐐기(wedge)'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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