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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눈폭탄 활주로 세번 폐쇄 … 서울은 오늘 체감 영하 20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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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제주와 호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한 때 막혀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결항·지연 사태에 5000명 발동동 #제주공항 새벽 2시까지 운항 연장 #교통사고 속출 … 광주 유치원 휴원 #일요일께 평년기온 회복할 듯

11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폭설로 이날 제주공항의 출발·도착 220편이 결항하고 14편이 회항했으며, 163편은 지연 운항했다. 김포공항 11편, 광주공항 8편, 군산공항 2편, 김해공항 2편, 울산공항 1편, 대구공항 6편, 청주공항 6편 등도 결항했다.

제주와 호남 등 남부 지역에 사흘 연속 큰 눈이 내렸다. 지난 10일 오후 전북 서해안에 발효된 강풍과 풍랑특보를 피해 군산 내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위로 눈이 쌓여있다. [뉴시스]

제주와 호남 등 남부 지역에 사흘 연속 큰 눈이 내렸다. 지난 10일 오후 전북 서해안에 발효된 강풍과 풍랑특보를 피해 군산 내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위로 눈이 쌓여있다. [뉴시스]

이날 제주공항엔 오전부터 내린 눈으로 활주로가 오전 8시33분부터 3시간 가까이 폐쇄되면서 수천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공항은 오전 11시10분쯤 활주로 운영 재개를 결정했으나 안전점검을 하느라 오후에야 실제 운항이 재개됐다. 오후 늦게 또 눈이 쏟아지면서 오후 6시30분과 오후 10시55분 각각 1시간, 1시간30분 가량 운항이 중단됐다.

세 차례에 걸쳐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제주공항에서만 출발 승객을 기준으로 5000여 명이 발이 묶였다.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들은 공항 바닥에 앉아 김밥이나 빵·라면 등을 먹으면서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렸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제주공항에서 대기하는 체류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의 운영시간을 이튿날 오전 2시까지로 연장했다. 원래 김포와 김해공항의 항공기 야간운항 제한시간은 오후 11시까지다. 아울러 제주도는 야간에 공항에서 체류하는 승객들을 위해 생수와 빵, 모포 등을 제공했다.

제주공항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이날 오전 서울에서 출발해 제주로 가려던 대한항공 KE 1201편이 다시 돌아가는 등 회항도 속출했다. 김포공항은 이날 제주를 오가는 비행기들이 끊기면서 발이 묶인 승객들로 공항 곳곳이 큰 혼잡을 빚었다.

빙판으로 변한 도로에서는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제주에서는 11일 오전 8시35분쯤 제주시 오라 2동에서 시내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이모(54)씨 등 승객 15명이 경상을 입었다.

앞서 10일 오전 9시30분쯤에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평화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가던 차량 15대가 빙판길에 연쇄적으로 부딪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호남 지역에서도 지난 10일 오후 11시30분쯤 무안 광주고속도로 나주나들목 인근에서 승용차 사고로 1명이 경상을 입었다. 광주광역시는 빙판길 사고를 막기 위해 170개 노선 395㎞ 구간에 지난 9일부터 소금·염화칼슘 등 제설제 2156t을 뿌렸다.

바닷길도 곳곳에서 운항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전남에서는 목포권 21항로 31척, 완도권 13항로 19척, 여수권 4항로 4척 등 여객선 대부분이 풍랑과 폭설로 인해 운항을 멈췄다.

제주와 호남 지역의 유치원은 이날 휴원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폭설과 강추위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모든 유치원이 휴원에 들어갔다. 이날 휴원한 유치원은 광주 시내 공립 127개, 사립 179개 등 모두 306개다. 광주시교육청은 또 이날 하루 광주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의 통학 차량 운행을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광주시교육청의 겨울철 생활안전지침에는 4㎝ 이상의 눈이 내릴 경우 휴업하도록 규정돼 있다. 전남도교육청도 이날 전체 526개 유치원에 대해 휴업을 권고했다. 제주에서는 이날 유치원 8곳이 휴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13일 낮부터 점차 풀려 휴일인 14일쯤 평년기온을 회복하겠다고 예보했다.

12일 전국의 아침 최저 기온은 11일보다 더 떨어져 서울 영하 15도, 대구는 영하 11도, 광주 영하 10도, 제주 영하 2도, 서귀포 영하 3도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영하 15도는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다. 찬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더 떨어져 12일 아침 출근 시간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광주·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천권필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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