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왕’.
새해 들어 중국 정부가 꼽은 최고 과학자의 별명이다. 지난 8일 중국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폭발물왕으로 불리는 왕저산(王泽山) 난징이공대학 교수를 국가최고과학기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 271명 중 군사기술 연구자가 40% 넘어 #팬데믹 권위자도 최고상 수상…의료분야 급성장 #13억 인구 먹여살릴 '식량 증산'도 중국의 고민 #
중국 당국은 해마다 연초에 4개 부문 100여개 분야에 걸쳐 국가과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올해는 271명의 과학자가 수상했다.
그중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이 최고 영예다. 이날 왕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으로부터 직접 수상하는 영광은 물론 500만 위안(약 8억2180만원)의 상금까지 챙겼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왕 교수를 비롯해 국가과학상 수상자 명단을 보면 중국 지도부의 생각과 지향점을 읽을 수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왕 교수는 별명 그대로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꼽히는 폭발물들을 개발해왔다.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중국 군사력을 뒷받침해온 인물인 셈이다.
중국은 왕 교수와 같은 군사기술 관련 전문 인력을 대거 양성하고 있다. SCMP는 “현재 왕 교수 이외에도 많은 연구자들이 핵탄두와 미사일방어 체계 등 다양한 군사 분야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수상자들 중에서도 군사 관련 연구자들이 40%를 넘었다. 시진핑 정부의 강군몽(强軍夢) 건설 구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왕 교수와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공동 수상한 허우윈더(侯云德) 교수는 조류독감 등 전염병 연구의 권위자다. 13억 인구를 위협하는 세계적인 대유행병(팬데믹)에 대한 중국 당국의 걱정이 묻어난다.
의료 분야 연구자들은 이날 과학기술진보 부문에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냈다. SCMP는 “최근 몇 년 새 중국 당국이 의료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해외 중국인 연구자들이 대거 귀국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식량 증산 역시 인구 대국 중국의 과제로 보인다. 자연과학상을 수상한 리장양(李家洋)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가 대표적이다. 리 교수는 중국인의 주식인 쌀의 품질 개선 및 생산량 향상 연구를 해왔다.
이동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