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도 않은 환자를···'건보 꼼수' 병의원 37곳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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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거짓 비용을 청구해서 부당 이득을 챙긴 의료기관 37곳 명단이 공개된다. [중앙포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거짓 비용을 청구해서 부당 이득을 챙긴 의료기관 37곳 명단이 공개된다. [중앙포토]

오지도 않은 환자 진료한듯이…건보 빼먹은 병의원 37곳 공개

경북 청도군의 한 요양병원은 직원 기숙사, 보호자 임시 숙소 등의 용도로 쓰는 건물에 환자를 숙박시켰다. 그러고는 해당 환자가 병원에 정식으로 입원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환자 입원료 등의 명목으로 20개월간 3억5462만원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뒤 받아 챙겼다.

건보 거짓 청구로 총 16억여원 받아챙겨 #의원 21곳-한의원 13곳-병원 3곳 공표 #의료기관명과 주소, 위반 행위 확인 가능

 인천 연수구의 한 한의원은 다양한 방법을 썼다. 실제로 병원에 찾아온 적 없는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꾸며서 해당 진찰료 등을 건보공단에 청구했다. 또한 비만 치료 등 비급여 진료 비용을 환자에게 전액 징수했는데도 별도의 진찰료를 청구하고, 하지도 않은 부항술 등을 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했다. 그렇게 총 3년간 8187만원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고 추가 이득을 얻었다.

 이처럼 건강보험 제도를 악용해서 부당 이득을 챙긴 37곳의 명단이 공개된다. 보건복지부는 2일부터 7월 1일까지 6개월간 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건보공단 홈페이지 등에 건보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한 의료기관 명단을 게시한다고 밝혔다.

한 여성 환자가 주사를 맞는 모습. 이처럼 환자를 진료하지 않고도 마치 진료한 것처럼 속이는 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기는 의료기관이 꽤 있다. [중앙포토]

한 여성 환자가 주사를 맞는 모습. 이처럼 환자를 진료하지 않고도 마치 진료한 것처럼 속이는 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기는 의료기관이 꽤 있다. [중앙포토]

 이번에 공개된 의료기관은 의원 21곳, 한의원 13곳, 병원 3곳이다. 공개 대상은 환자를 진료하지 않고도 진료한 것처럼 속이는 등의 방법으로 건보공단에 비용을 청구한 기관 가운데 거짓청구 금액이 1500만원 이상이거나 전체 총액 대비 20% 이상인 곳이다.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전문가 9명)가 지난해 3~8월 행정처분을 받은 437곳을 대상으로 두 차례 심의를 진행해 해당 기관의 소명 등을 듣고 최종 결정했다. 이번에 공표되는 37개 의료기관에선 총 16억31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앞으로 복지부 홈페이지 등에는 잘못을 저지른 의료기관 이름과 주소, 대표자 성명(법인은 의료기관장), 위반 행위 등이 공개된다. 거짓 청구 기관의 공개 횟수는 연 2회(상ㆍ하반기)로 각 6개월씩이다.

복지부 홈페이지에서의 명단 확인 방법

홈페이지 초기화면 → 알림 → 명단공표 → 거짓청구 요양기관 명단 공표

복지부 홈페이지 내 건보 거짓청구 의료기관 명단 공표 화면. [인터넷 캡처]

복지부 홈페이지 내 건보 거짓청구 의료기관 명단 공표 화면. [인터넷 캡처]

 이재란 복지부 보험평가과장은 "앞으로 거짓ㆍ부당청구 의심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더욱 강화하고 적발된 기관에는 행정처분을 엄격히 집행할 계획이다. 업무정지 외에도 면허 자격정지처분 의뢰, 형사 고발 등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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