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창 겨울올림픽 대표단 파견 계획을 밝히면서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일 CBS·YTN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이 참가 자격을 얻은 종목이 남녀페어인데 이 선수들이 참가해주기만 하면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피겨 단체전 4개 종목(남자싱글, 여자싱글, 남녀페어, 아이스센싱) 가운데 한국팀은 남녀페어 종목 선수가 없다. 최 지사는 “절묘하게 우리가 없는 쪽을 북측이 갖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북한 피겨 스케이팅 페어의 염대옥(19)-김주식(26) 조는 지난해 9월 평창행 티켓을 땄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6위에 입상하면서다. 하지만 마감시한(지난해 10월 30일)까지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은 다음 순위였던 일본에 돌아간 상태다.
다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각 종목 국제연맹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주면 평창에 올 수 있다. 최 지사는 “바흐 (IOC) 위원장이 여러 번 공언했고, 없던 자격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있던 자격을 되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 지사는 김정은의 신년사 내용과 관련해 “실무적 협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라면 아주 적극적인 의지를 최고 강도로 표현한 것”이라며 “작은 전제조건을 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어떤 선수단이 오고, 응원단과 문화공연단은 어떻게 하고 어떤 경로로 올 것이냐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보상 등은 논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 지사는 지난달 19일 중국 쿤밍(昆明)에서 열린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북한 문웅 단장(차관급)을 만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 그는 “새 정부 들어 첫 번째 남북교류로 성사된 경기였고, 유일한 대화 통로로 남아있었다”며 “남북관계가 스포츠를 중심으로 해서 풀려가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