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후보 「부시」 지명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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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조지·부시」부통령은 8일 남부 등 17개 주에서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 예비선거 「슈퍼 화요일」의 결전에서 경쟁자인 「봅·돌」상원의원에 압도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이 거의 확실해졌다.
민주당에선 20개 주의 예비선거결과 뚜렷한 선두주자를 부각시키지 못하고 3인의 공동승자를「마이클·듀커키스」매사추세츠주지사, 「제시·잭슨」목사, 「앨버트·고어」 상원의원후보간의 선두경쟁이 앞으로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레이건」정책의 지지 외에 별다른 정책을 내세우지 못한「부시」의 예상을 뛰어넘은 압승은 자신이 남부출신이란 잇점과 풍부한 자금력, 아직도 인기 있는 「레이건」대통령과 자신을 연계시킨 선거전략 덕분이란 선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시」는 한달 전 아이오와주 지방당원대회에서 3위라는 치욕적인 패배를 한 후 뉴햄프셔 예선을 앞두고 재빨리 「레이건」의 치맛자락 뒤에 숨었다. 『「레이건」-「부시」 행정부』라든가 『「레이건」의 혁명』 등의 말이 그의 연설에서 자주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뉴햄프셔에서 이 전략은 적중했고 「레이건」의 인기가 높은 남부에서도 「레이건」과의 연계전략은 그에게 여의주가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화요일의 일리노이와 그 후 뉴욕·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등 배부 공업지대에서의 예비선거가 있고 「돌」후보가 이들 지역에서의 재기를 노리고 있으나 「부시」가 후보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1천 1백 39명 가운데 이미 7백명 이상을 확보, 「부시」지명이라는 대세를 꺾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더우기 여론조사들은 일리노이에서도 「부시」의 승리를 점치고있다.
워싱턴 정가에선 벌써 4월 말께면 공화당 지명전이 사실상 끝나고 「부시」·「엘리자베스·돌」 (「돌」 상원의원의 부인으로 전우수성장관) 티켓을 예견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듀카키스」가 불안한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잭슨」과 「고어」 후보가 추격하는 형세로 어느 후보도 전당대회까지 대의원의 과반수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예선에선 「고어」 후보가 지금까지의 「초반 돌풍」이라는 전통적인 선거전략을 버리고 「슈퍼 화요일」에 전념, 일약 선두그룹으로 뛰어 오르며 여론조사기관들을 놀라게 하고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올해 39세인 그가 앞으로 북부공업지역에서 얼마나 선전할지가 주목된다. 「잭슨」은 남부흑인표의 95%외에 백인표의 10%를 획득하며 인종차별이 심한 앨라배마·조지아·루이지애나·미시시피·버지니아주 등에서 1위를 하고 플로리다와 텍사스, 그리고 경쟁후보 출신 주에서 모두 2위를 함으로써 흑인대표가 아닌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부상했다고 「잭슨」은 대통령 지명을 얻기는 힘들지만 7월 전당대회전까지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자신이 부통령후보가 되는 것을 포함한 변수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예비선거에서의 특징은 보호주의를 주장한 후보들이 모두 참패, 적어도 남부에서는 이 문제가 선거쟁점에서 밀려났다는 점이다.
아이오와 지방당원 대회에서 한국산 자동차를 선거전략으로 삼아 재미를 본 민주당의 「리처드·게파트」의원이 출신주인 미주리주에서 1위를 한 외에 19개 주에서 완패했고 공화당의 「돌」 의원도 「게파트」의 돌풍에 편승, 남부지역에서 보호주의무역법안의 의회통과를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참패했다.
이에 반해 「부시」는 현 「형법의 엄격한 적용과 미국 근로자들에 대한 더 좋은 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듀커키스」와 「고어」는 무역적자의 책임이 미국인자신들에게 있으며 보호주의가 경기회복을 위한 답은 아니라고「게파트」를 공격했다. 「잭슨」은 무역적자 원인을 저임금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옮긴 기업에 돌렸었다.
「슈퍼 화요일」에서 보호주위 자들의 패퇴가 다른 미국인들의 감정을 대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무역규제 문제가 대통령 선거전의 이슈화함에 따라 종합무역법안의 심의처리를 「슈퍼 화요일」이후로 미룬 상하양원에 영향을 줄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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