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카드'에 한나라 파열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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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7일 저녁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의 사무실 이전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새 사무실은 서울 남대문로 상공회의소 건물에 자리 잡았다. 강 전 장관은 "3월 중에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머리를 치켜세워 훤히 드러난 이마가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 전 장관이 한나라당 후보들보다 단순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7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의 사무실 이전식에서 "3월 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의 출마 확정 분위기가 전해지자 한나라당에선 또 파열음이 났다. 박계동 의원은 이날 "이번 주말께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영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외부 수혈론'을 재강조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나를 포함한 당 경선 후보들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선을 준비 중인 홍준표 의원은 "반드시 당에 대한 헌신도가 높은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5일에도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거냐"(홍 의원) "뭐가 두려운 거냐"(박 의원)며 격한 언쟁을 벌였다.

경선 도전을 선언한 맹형규 전 의원, 박진 의원 등은 당내 일각의 '영입 불가피론'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외부 영입설이 나돌자 지난달 의원직까지 던진 맹 전 의원은 필사적이다. 맹 전 의원은 "투표를 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강 전 장관보다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당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경선 후보자들을 흔드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은 외부 영입 대상자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당내 경선'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당 상층부는 냉담한 분위기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3일 "여당에서 진대제.강금실 등이 수도권 벨트로 나오고 한나라당에서 정치인이 나온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영입에 무게가 실린 발언이다. 박근혜 대표는 외부 영입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강 전 장관 출마가 발표되고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이 밀리는 것으로 굳어지면 박 대표와 이 시장, 손학규 경기지사가 합의해 외부인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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