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응할 시간 갖게 미국, M&A 절차 복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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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프랭클린(사진) 전 미국 상무부 장관은 7일 "칼 아이칸은 미국 타임워너도 분할 매각하려 했으나 타임워너 이사회가 막아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용산의 로버트 오그번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관저에서 열린 일부 언론과의 간담회에서다. 프랭클린 전 장관은 "타임워너 이사회는 회사를 나누지 않는 것이 모든 주주에게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다"며 "지금 미국에서는 이사회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이칸은 타임워너의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장악한 뒤 분할 매각하려다 지난달 중순 포기했다. 타임워너는 분할 대신 주가를 올리는 차원에서 자사주 20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겠다고 아이칸에 제의해 양측이 합의했다. 프랭클린 전 장관은 "다른 나라의 기업 사냥꾼(raider)이 KT&G를 공격하는 게 한국인들로서는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기업을 보호하려고 M&A 절차를 복잡하게 해 놓았다"며 "이는 M&A 대상 기업의 이사회가 대응 전략을 세울 시간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랭클린 전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대통령 때인 1990년대 초반 상무부 장관으로 일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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