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못 이겨 피하는 게 상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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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자주 맞으면 이골이 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체의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받으면 받을수록 둔감해지는 대신 그 고통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는 피해야 할 뿐 쌓아서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김경태 교수팀은 인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의학전문지인 '엔도크리놀로지(Endocrinology)' 3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라민'이 반복적인 스트레스에 어떻게 분비되는지 그 과정을 밝혀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조절기관인 부신이라는 조직의 크로마핀 세포를 통해 혈액 내에 스트레스 호르몬 양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지금까지 반복적인 스트레스에 왜 카테콜라민이 계속 증가하는지 알아내지 못했었다. 연구팀은 내분비 세포 내 소포(小胞)의 양이 반복적인 자극을 받으면 계속 늘어나게 되고, 이의 영향으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내분비 세포가 외부 자극을 받으면 세포 내 칼슘의 양이 영향을 받고, 이어 세포 조직이 변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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