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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비트가 뿜은 유독가스 … 제천 화재 29명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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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9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오후 11시 현재). 긴급 출동한 119 소방대가 지붕까지 번진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9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오후 11시 현재). 긴급 출동한 119 소방대가 지붕까지 번진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에 있는 9층짜리 복합상가건물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1층 주차장 쪽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날 오후 11시 현재 최소 29명(여성 23명, 남성 3명, 성별 미상 3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0명은 2층 여탕에서 발견됐다.

1층 주차장서 ‘펑’ … 값싼 외장재 타고 건물 전체로 번져 #주차 차량 많아 소방차 진입 늦은데다 사다리도 안 펴져 #사망 여성 23, 남성 3, 성별 미상 3명 … 부상자 최소 29명

불이 난 건물은 필로티 구조로 2층(여)~3층(남)에 목욕탕, 4~7층에 헬스클럽, 8~9층에 음식점이 입주해 있다. 1층엔 주차장과 사무실이 있고 지하 1층엔 실내골프연습장·기계실 등이 있다. 화재 당시 건물에 모두 몇 명이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충북 제천소방서 측은 “추가 사상자가 있는지 건물 내부를 더 조사해 봐야 한다. 상황에 따라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낮시간에 갑자기 불이 난 데다 유독가스가 건물 계단과 엘리베이터 등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사망자가 늘었다.

제천 화재

제천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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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로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소방차 진입이 늦었고, 불 난 건물 3㎞ 거리에 있는소방서에서 출동한 고가사다리차도 제 역할을 못했다. 또한 화재에 취약한 스티로폼에 외장재를 붙인 드라이비트(drivit) 마감재가 피해를 키웠다. 드라이비트는 지난 2015년 화재로 1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건물에 사용된 값싼 건물 마감재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불 난 건물 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많았고 소방차 진입에 필요한 7~8m의 도로 폭도 확보되지 않아 현장 접근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층 주차장에서 전기공사를 하던 중 1층 주차 차량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소방 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직후 화재 진압 차량과 구급차 20여 대, 소방인력 170여 명, 헬기 2대를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다. 불길은 오후 5시40분쯤에 잡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형 화재로 인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제천=신진호·최종권·김준영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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