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무원 2명이 숨겨진 혈흔을 탐지하는 시약 개발에 성공했다. 혈흔 탐지 시약은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과학 수사에 꼭 필요한 약물이다. 하지만 이 약물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돼 왔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 경찰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 두 사람이 국산 혈흔 탐지 시약을 개발했다. 2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임승 경남지방경찰청 보건사무관은 대통령표창을, 임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행안부에 따르면 임 사무관과 임 연구원은 2009년 강호순 사건을 담당하면서 혈흔을 탐지하면 형광빛을 내는 '루미놀' 시약이 프랑스에서 고가에 수입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지원되는 소액의 시약 비용으로는 루미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보고 직접 한국형 시약 개발에 돌입했다.
임 사무관 등은 그로부터 8년간 꾸준한 연구 끝에 수입 루미놀보다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이면서도 형광효과는 더 우수한 '블러드 플레어'를 개발했다.
국산 시약이 상품화하면 과학 수사 예산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 사무관 등은 연구성과 특허를 내 상업화하는 대신 직무 발명제도를 통해 연구성과물을 국가에 귀속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