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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계 최초 '10나노급 2세대 D램' 양산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2세대 D램 양산화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난달부터 2세대 제품을 양산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고속·초절전 설계에 데이터 읽기 신기술 적용 #생산성 30%↑, 속도 10%↑, 소비전력은 15% ↓ #"초격차 경쟁력 강화하는 게임 체인저 될 것"

반도체 업계는 그간 웨이퍼 한 장에 회로선폭을 얼마나 촘촘히 그리느냐를 놓고 기술진화 경쟁을 펼쳐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1나노=10억분의 1미터)대 1세대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에 2세대라는 명칭이 붙은 건 같은 10나노급대 이지만 공정 과정에 신기술을 대거 적용해 생산성을 높여서다.

손톱만한 크기의 D램 칩(8Gb)엔 정보를 저장하는 셀(메모리 최소단위)이 80억 개가 들어간다. 정보를 물, 셀을 물통에 비유하면 D램 기술은 물통(셀)에서 정보(물)를 얼마나 빨리 쉽게 넣고 꺼내느냐가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적용한 기술은 물통의 마개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 물을 공급하는 수도관(비트 라인)의 역할을 대폭 개선해 성능을 높였다.

신제품은 전작에 비해 데이터를 읽는 속도는 10% 이상 향상되면서 소비 전력량은 15% 이상 절감했다. 셀에 저장된 데이터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읽기 특성도 2배 이상 높였다. 전류가 흐르는 회로 주변을 과거에는 특정 물질로 채웠으나 이를 공기로 채우는 '에어 갭' 기술을 적용해 절연 효과도 높였다.

박광일 D램 설계팀장(전무)은 "공정 과정에 신기술을 대거 적용하면서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 수가 무려 30% 확대됐다"며 "2세대 제품이 D램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버용, 모바일용, 그래픽용 등 늘어나는 D램 수요에 맞추기 위해 일부 라인을 제외하고는 전면 2세대 제품 양산 체제로 전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점유율 45.8%로 세계 1위를 굳히고 있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이번 신제품 양산을 계기로 프리미엄 D램 시장을 10나노급으로 전면 전환해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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