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직장인 열흘 쉬었다…휴가 모두 쓴 사람은 5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 직장인은 2017년 한해동안 평균 연차 휴가 15일 중 열흘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주어진 휴가를 모두 쓴 사람은 51%로, 전체 조사대상국보다 현저히 낮은 사용률을 보였다. 과중한 업무와 상사 눈치보기 등이 휴가 사용을 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여행사 익스피디아 조사 결과 한국 직장인은 연차 휴가 15일 중 10일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보다 이틀 늘었지만 연차를 모두 소진한 사람은 51%에 불과했다. [중앙포토]

여행사 익스피디아 조사 결과 한국 직장인은 연차 휴가 15일 중 10일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보다 이틀 늘었지만 연차를 모두 소진한 사람은 51%에 불과했다. [중앙포토]

관련기사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30개 국 직장인 1만5081명을 대상으로 유급휴가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 한국인 응답자는 302명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와 휴가 문화를 비교할 수 있어 흥미로운 조사 결과다. 한국은 지난해까지는 6년 연속으로 조사대상국 중 연차일 수가 가장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꼴찌를 면했다. 2016년(8일)보다 이틀을 더 쉬어 15일의 연차 중 10일을 사용했다. 일본과 대만이 실제 사용 휴가 일수가 10일로 동일했고, 태국(8일)이 뒤를 이었다. 휴가 사용률도 다소 늘었다. 지난해 주어진 휴가를 전부 쓴 사람은 39%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절반 이상(51%)을 기록했다. 하지만 30개 국 평균(66%)에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이번에 조사한 30개 국 평균 연차 일수는 24일이며 그 중 20일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뉴질랜드·스위스 등은 연차 휴가가 총 30일이며 이를 전부 소진한다고 답했다.

익스피디아, 2016년보다 이틀 더 쉬어 #상사 눈치에 휴가 제대로 못 즐겨 #뉴질랜드·독일·스위스는 연차 30일 전부 소진

익스피디아가 조사한 30개 국 평균 연차 휴가는 24일이었다. 뉴질랜드, 독일, 스위스는 연차가 30일로 가장 길었으며 이를 모두 소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스위스 남부 로카르노. [중앙포토]

익스피디아가 조사한 30개 국 평균 연차 휴가는 24일이었다. 뉴질랜드, 독일, 스위스는 연차가 30일로 가장 길었으며 이를 모두 소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스위스 남부 로카르노. [중앙포토]

휴가 쓰며 죄책감 느껴 

휴가 사용환경이 가장 열악한 나라는 올해도 한국이었다. 한국 직장인 82%가 ‘휴가 사용환경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는데 세대 차이가 컸다. 50대 이상은 71%, 20~40대는 84%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휴가사용일수는 늘었지만 불만율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인이 휴가를 모두 쓰지 못한 이유는 ‘업무가 바쁘거나 대체 인력이 없어서(34%)’가 가장 많았다. 반면 호주(37%)와 핀란드(26%)는 ‘내년에 더 긴 휴가를 갖기 위해 아껴둔 것’이라고 답했다.

여전히 많은 한국 직장인이 휴가 사용 환경에 불만이 많았다. 휴가를 가서도 일 생각 때문에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여전히 많은 한국 직장인이 휴가 사용 환경에 불만이 많았다. 휴가를 가서도 일 생각 때문에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연차 사용에 비협조적인 환경도 걸림돌이었다. 고용주가 휴가를 독려하는 나라는 캐나다·멕시코·노르웨이 등이었으며, 비협조적인 나라는 일본·이탈리아·한국 순이었다. 한국(51%)은 세계 평균(67%)에 비해 휴가 권장률이 낮았다.
눈치보느라 휴가가 불편하다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한국인은 자신의 상사 또는 동료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까봐 휴가 사용이 꺼려진다고 답했다. 휴가 사용 시 죄책감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61%에 달했다. 세계 평균(29%)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휴가 가서도 일 생각

한국인의 휴가 만족도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휴가 이후 여유로워진 상태로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 응답한 사람이 30%에 불과했다. 세계 평균은 67%였다. 휴가 이후의 행복감, 가족과의 친밀감, 업무 집중력 상승도가 모두 세계 평균보다 낮았다. 익스피디아는 업무량 때문으로 분석했다. ‘휴가 중에도 두고 온 일 생각에 불편하다’는 의견이 72%, ‘휴가 중에도 일을 한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모두 세계 1위였다.

주말을 낀 짧은 휴가보다 장기휴가를 선호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2017년 7월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중앙포토]

주말을 낀 짧은 휴가보다 장기휴가를 선호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2017년 7월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중앙포토]

휴가 패턴은 장기 휴가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1주일 이상 장기 휴가’를 선호하는 한국인은 32%로 지난해(20%)보다 늘었다. ‘주말을 낀 휴가’ 등 단기 휴가에 대한 선호는 39%로 지난해(43%)보다 줄었다.
출장을 여행 기회로 활용하는 블레저(Bleisure·비즈니스와 레저의 합성어)를 희망하는 이들도 많았다. 73%가 ‘출장 시 연차휴가를 붙여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