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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라머로 가능성 실험할래요"-오랜만에 TV출연하는|영화배우 조용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지금까지 현실에 순응하는 역만 하다가 갑자기 자기 스스로를 강하게 내세우는 인물을 맡게돼 사실 약간은 얼떨떨해요.』
영화배우이자 탤런트이기도 한 조용원양(22)이 오랜만에 TV에 출연한다.
M-TV의 새 미니시리즈『그것은 우리도 모른다)(김용성 원작·김한영 연출』에서 신분의 수직적 상승을 꿈꾸는 여주인공 남지혜 역을 맡은 것.
『욕망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끝없이 하늘 가까이 올라가려는 여인의 얘기를 다룬 거죠. 물론 끝에는 그 욕망의 허망함 속에 물거품처럼 희생되는 인물의 얘기이기도 한 거죠.』
그녀는 어제 밤까지 제주도에서 눈을 맞으며 밤신까지 촬영해야 했다고 말한다. 목이 쉰 상태로 말하는 그녀의 음성은 마치 마른 꽃잎처럼 건조했다. 그리고 유난히 작은 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그 동안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예요. 주위에서는 저의 개성을 살릴 영화가 없었다고 위로를 하지만요. 따라서 이번 드라머에서 저의 가능성을 다시 실험하고 싶어요.』그녀는 85년 11월의 교통사고와 그에 따른 얼굴의 흉터, 그리고 그 이후의 약1년 반의 공백기가 몹시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또 좌절을 딛고 출연한 영화『먼 여행 긴 터널』『키위 새의 겨울』등의 실패가 얼굴보다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준 것 같았다.
『많은 분들이 영화「땡볕」에서의 저를 기억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그것은 벌써 4년 전의 일이예요. 지금 저는 과거에서 벗어나 또 하나의 도약을 꿈꾸고 있어요.』
이제 중앙대 연극영화과 4학년이 되는 조용원양. 더 이상 청순하면서 철부지 같은 소녀가 아니라는 얘기일까. 아니면 그녀가 좋아하는 이탈리아감독「안토니오니」의『태양은 외로워』같은 작품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욕심일까. 아뭏든 다시 TV에 돌아온 그녀는 너무나 성숙해 있었다. <박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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