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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휩쓰는 ‘미투’…여성 정치인, 성희롱 문제로 출마 포기

중앙일보

입력

[사진 안드레아 램지 미국 민주당 소속 캔자스 주 캔자스시티 하원의원 후보 트위터]

[사진 안드레아 램지 미국 민주당 소속 캔자스 주 캔자스시티 하원의원 후보 트위터]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미국 정계를 강타해 사퇴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의 한 여성 하원의원 후보가 성희롱 문제로 출마를 포기했다. 여성 정치인이 낙마한 건 드문 일이다.

15일(현지시각)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폭스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캔자스 주 캔자스시티 요더 지역구의 하원의원 후보 안드레아 램지가 이날 선거 출마를 포기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램지는 지난 2005년 랩원이라는 기업의 인사담당 부서에서 근무할 때 남성 직원에게 성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모욕적인 성적 언사와 빈정거리는 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램지는 이 직원이 성적 접근을 거부하자 그를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원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이듬해 합의 후 취하했다.

램지는 “내가 성적인 접촉을 시도했다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선거 운동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성추행 피해 여성이 더 많이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미투’로 인한 낙마 사례는 상·하원과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민주당 앨 프랭컨 상원의원(미네소타)은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같은 날 공화당 소속인 트렌트 프랭크스 하원의원(애리조나)도 2명의 여직원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내년 1월 31일 사임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자 12일 자신에게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 대해 알지도, 만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한 조사에서 성과가 없자, ‘미투’ 바람에 편승해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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